베스트셀러 작가이자 1,000억 원대 자산가인 ‘세이노(say no)’ 작가는 화천대유자산관리가 곽상도 전 국회의원이 아닌 아들에게 50억 원을 준 것에 대해 “세금을 아끼기 위해서”라고 주장했다.
세이노 작가(68)는 1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판결문을 파 본 결과 50억 퇴직금은 곽상도 전 의원의 아들을 매개체로 한 보험이자 명백한 뇌물이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라며 “퇴직금 형태로 전달한 건 그게 세금을 가장 덜 떼고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세이노 작가에 따르면 화천대유가 곽 전 의원에게 50억 원을 직접 지급할 경우 소득세 44%를 납부해야 하고, 이 돈을 다시 아들에게 증여하면 40%의 증여세를 내야 한다. 이 과정을 거치게 되면 최종적으로 아들한테 주어지는 돈은 18억2,000만 원 정도다. 그런데 아들에게 직접 50억 원을 줄 경우 세금을 떼도 총 29억7,000만 원을 받게 된다고 계산했다.
세이노 작가는 “(퇴직금 명목으로 아들에게 바로 주면) 9억을 아들한테 더 손에 쥐어주는 게 된다"며 "사업가가 보거나 자산가가 볼 때 너무나 뻔한 속셈”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2월, 곽 전 의원의 알선수재와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곽 전 의원의 아들이 대리인으로서 금품 및 이익이나 뇌물을 수수한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드는 사정들이 존재한다”면서도 50억 원이 곽 전 의원에게 전달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면서 무죄로 판단했다.
세이노 작가는 무죄 판결 후 200쪽에 달하는 판결문을 ‘피를 토하듯 자세하게’ 분석했다고 한다. 그는 이렇게 설명했다. “이 판결이 나왔을 때 주변 젊은이들 반응을 체크해 봤더니 전부 ‘노력해 봤자구나’라고 얘기했어요. 저는 사람들한테 (글로) ‘싫은 걸 더 하는 게 노력이다. 노력을 하면 반드시 대가를 받는데 다만 대가를 받는 시간이 좀 오래 걸린다. 천천히 오게 돼 있다’고 얘기했는데, 한쪽에선 50억 원 퇴직금을 순식간에 받는 건 결국 제가 말하는 메시지를 쓰레기통에다 처박는 거나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어 화가 났어요. 기울어진 운동장을 나라도 1㎜라도 바로잡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곽 전 의원이 어느 편이냐에는 전혀 관심 없고, 다만 50억 원이 정당하냐 아니냐만 봤습니다.”
세이노 작가는 부모님을 일찍 여의고 보따리 장사부터 시작해 유통업 무역업, 부동산·증권 등의 사업을 벌여 1,000억 원대의 자산을 모았다. 2000년부터 신문사와 온라인에 쓴 글들이 화제를 불러 많은 팬을 보유한 ‘재야의 작가’였으며 올해 출간한 ‘세이노의 가르침’은 6주 연속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필명 세이노는 ‘현재까지 믿고 있는 것들에 대해 No라고 말하라(Say No)’는 뜻이다.
세이노 작가는 1심 재판부가 곽 전 의원 아들이 문화재청의 건축 허가를 이틀 만에 따낸 성과에 대한 인센티브로 퇴직금을 많이 받았다고 본 데 대해서도 반박했다. 그는 “아파트를 짓는 데 문화재 유물이 나와서 공사를 못할 가능성이 대두됐을 때 가장 좋은 방법은 문화재 관련 공무원들이 어떤 식으로 제재를 가하는지 파악하는 것인데, 곽 전 의원이 문화재 담당 관련 국회의원이었다”며 “아버지가 국회의원인데 그 자료 하나 못 줬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유물이 (나온 곳이) 아닌 지역을 녹지에 포함시켜서 사업 구간을 바꿔치기하는 방법을 썼던데 그게 20대 아들 혼자서 했다고 생각을 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꼬집었다.
또 아들이 화천대유 입사 시점에는 곽 전 의원이 국회의원 출마 전이라 영향력을 행사하기 힘들었다고 본 판결 내용에 대해서는 “그 어떤 사업가라도 고위공직자가 지금 현역이 아니더라도 미래에 현역으로 등장할 가능성이 10%라도 있다면 자기편으로 미리 만들려고 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곽 전 의원 아들이 화천대유 입사 5개월 만에 퇴사했을 때 받은 퇴직 위로금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세이노 작가는 “초창기에 아들이 들어가고 나서 4, 5개월 후에 아버지 선거운동을 돕는다는 명분하에 퇴직을 했는데 퇴직 위로금으로 704만7,000원(세후)을 받았다”며 “법적으로 줄 수 있는 퇴직금을 계산해 보니까 50만 원인데 그 13배를 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곽 의원이 선거 운동 중에 여론조사를 대행하던 회사에 줘야 할 비용이 706만 원이었는데 그 비용을 줘야 할 시기에 아들이 704만7,000원을 받았다”며 “(금액이) 너무 비슷하다. 곽 전 의원이 ‘내가 지금 여론조사 비용이 이게 나왔는데 이거 아들 명의로 해서 적당히 해서 좀 보내주라’ 이 얘기가 정말 없었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인터뷰 마지막에 ‘부모 찬스’가 없는 젊은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도 전했다.
"다 이해해요. 시스템부터가 잘못돼서 기울어진 운동장이고 그러는데, 그런 거는 어느 나라 어느 시대에나 있어 왔는데 체념부터 먼저 하고 기울어짐을 핑계로 삼고 자신의 삶을 등한시하면 결국 그 시스템 운동장 바닥 흙 속에 자기 삶을 파묻는 것밖에 안 되는 겁니다. 저는 책에서 피보다 진하게 살아라, 이 말을 해요. 그게 뭐냐 하면 시간 지나가는 거를 진짜 아깝게 생각을 해야 돼요. 그 시기에 뭔가를 만들어 놓지 않으면 나중에 진짜 고생 많이 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