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시가총액(시총) 1, 2위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의 급등이 심상찮다. 올 들어 양극재(배터리의 용량과 출력을 결정하는 2차전지 핵심 소재) 관련주가 동반 상승 중이나 '에코프로 형제주'의 상승은 과열됐다는 평가다.
10일 에코프로는 전장보다 24.7% 오른 72만2,000원에 장을 마쳤다. 앞서 3거래일 연속 50만 원대를 기록했는데, 이날 곧장 70만 원을 넘어섰다. 자회사 에코프로비엠도 31만5,500원으로 신고가를 다시 썼다. 마감가는 13.6% 오른 29만2,500원이다.
에코프로 형제주는 다른 2차전지주들과 함께 연초부터 수직상승했다. 2차전지주들은 1월 포스코케미칼(현 포스코퓨처엠)이 10년간 40조 원 규모의 양극재 공급을 계약하면서 새삼 주목받기 시작했다. 특히 에코프로비엠에 관해 "포스코케미칼의 몇 배에 해당하는 수주를 받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왔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수혜주라는 점, 다른 마땅한 투자처가 없다는 점도 2차전지의 호재로 작용했다.
그럼에도 에코프로 형제주엔 과도한 '쏠림'이 발생했다는 의견이 있다. 이날 종가 기준 에코프로의 올해 상승률은 601%, 에코프로비엠은 218%다. 그 결과 두 회사 시총의 합(47조3,000억 원)은 발주처인 삼성SDI(52조 원)와 맞먹는 수준까지 올라섰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30일 보고서에서 "난공불락인 국내 양극재 업체의 위상을 고려하면 시장의 에코프로비엠 가치평가에 동의한다"면서도 "주가가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미래 이익을 반영해 이를 검증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투자의견을 '보류'로 하향하고 적정가격을 20만 원으로 제시했다.
지주사인 에코프로의 급등도 '난센스'라는 시선이 있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자회사의 배당금이 주 수입원인 지주사는 통상 자회사 대비 30~50% 가치 절하되는데, 에코프로는 지난달부터 20% 더 높게 평가받는 혼돈스러운 상황"이라며 투자의견을 '보류'로 내리고 적정가격을 38만 원으로 썼다.
통상 주가의 상승 속도가 지나치게 빠른 경우 가격 조정기를 거치기 때문에 '추격 매수(추가 상승을 기대하고 주식을 사는 것)'에 유의해야 한다. 에코프로의 공매도 잔액은 지난달 2일 664억 원에서 5일 1,958억 원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공매도는 빌린 주식을 시장에 판 뒤 주가가 원하는 만큼 떨어지면 사들이는 기법으로, 공매도 잔고가 늘었다는 것은 주가 하락을 기대하는 참가자들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에코프로비엠도 같은 기간 공매도 잔고가 4,606억 원에서 8,139억 원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