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40만 세종, "올해 관광객 200만 간다"

입력
2023.04.11 04:30
세종 관광 165만 명 수직 상승 "올해 200만"
수목원 안정권 영향... 지난해 80만 명 관람
'킬러 콘텐츠' 부재 문제, 전문 기구로 극복

'관광산업 불모지', '노잼 도시' 세종에 변화가 생겼다. 지난해 말 2회 연속 한국관광 100선에 이름을 올린 데 이어 지난해 세종을 찾은 관광객 수가 전년 대비 수직 상승했다. 올해 초 관광진흥 전담과를 설치한 세종시는 관광전문조직을 추가로 꾸려 관광도시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계획이다.

10일 세종시에 따르면 지난해 세종을 찾은 관광객은 165만4,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81만4,000명)보다 2배 이상 많은 것이다. 관내 14개 관광지를 찾은 방문객 수를 더한 것으로, 국립세종수목원이 79만8,000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산림박물관(24만4,000명)과 베어트리파크(19만1,000명) 등의 순이었다.

세종시 관계자는 "일산 호수공원 2배 면적의 세종호수공원에 이어 2020년 말 문을 연 세종수목원이 자리를 잡아가고, 지난해 금강보행교가 개통하는 등 소소한 볼거리들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며 "올해는 200만 명 이상 세종을 찾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목표 달성 여건이 나쁘지 않다. 국토 중심의 사통팔달 교통 외에도 비암사, 운주산성, 베어트리파크, 영평사, 고복자연공원, 부강성당 등 역사, 문화 자원들이 조명을 받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또 금강을 끼고 건설된 세종 신도시(행정중심복합도시) 복판에 자리 잡은 세종호수공원과 국내 최대 규모의 온실을 갖춘 국립세종수목원, 국내 유일의 금강보행교, 정부세종청사옥상정원, 대통령기록관 등의 매력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타고 확산하고 있다.

세계 최대 호텔 체인인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세종에 놀러 가야지' 하면서 세종으로 가는 사람은 없다"며 "그러나 한 번 다녀온 사람이 사진을 남기고, 그 이국적 풍경에 매료된 이들이 꼬리를 물고 세종을 찾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메리어트는 28일 비즈니스ㆍ관광 수요를 겨냥해 281실 규모의 코트야드 메리어트를 호수공원 인근에서 문을 연다. 또 하반기엔 신라스테이가 250실 규모로 문을 열어 관광 도시를 향해 노를 젓는 세종시와 보조를 맞출 예정이다.

문제는 '킬러 콘텐츠'의 부재다. 수목원, 호수공원, 이응다리 등 소소하게 더러 있긴 하지만 '세종' 하면 딱 떠오르는 콘텐츠가 없다는 것이다. 예비타당성 조사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는 자연사박물관 영향이 크다. 행정수도 건설 계획 당시 미국 워싱턴 DC의 스미스소니언 박물관 단지를 벤치마킹해 추진됐던 사업이지만, 현재 추진 동력을 상실한 상태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관계자는 "행정수도 완성을 위해서라도 전국 유일, 최고의 콘텐츠가 필요하지만 세 차례의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아예 배제됐다"고 말했다.

이에 세종시는 서울관광재단과 같은 관광진흥 전담 조직을 꾸려 우선 전열을 재정비하고 관내 관광 자원의 활용도를 높여 위기 돌파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세종시 관계자는 "세종시문화재단에 관광진흥 업무를 더해 세종시문화관광재단으로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며 "확대 출범하면 2025 국제정원도시박람회, 2027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등 국제대회의 성공 개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관광재단은 2008년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이 '1,000만 관광도시 서울' 공약 추진체로 설립한 서울관광마케팅주식회사의 후신이다.

정민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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