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 박주영, 김민선, 안소현이 돌아온다… 반가운 얼굴들의 샷 대결

입력
2023.04.11 04:30
23면



개막을 이틀 앞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2회 메디힐ㆍ한국일보 챔피언십’은 오랜만에 필드로 돌아온 반가운 얼굴들의 샷 대결이 관심을 끌고 있다.

13일부터 나흘 동안 경기 여주 페럼클럽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는 총 상금 10억 원의 특급 대회로 우승 여부에 따라 2023시즌 투어 초반 판세를 좌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내륙에서 개최되는 시즌 첫 대회여서 팬들의 가슴을 더욱 설레게 하고 있다.

특히 오랜만에 팬들 앞에서 샷 대결을 펼치는 반가운 선수도 많다. 우선 출산 후 엄마가 돼 11개월여 만에 필드로 돌아온 투어 통산 3승의 박주영이 있다. 박주영은 지난해 5월 임신 6개월 상태로 출전한 두산 매치플레이 대회에서 3연승으로 16강까지 진출하며 ‘예비 엄마’ 파워를 보여줬다. 이 대회 후 출산 휴가에 들어간 박주영은 지난해 9월 아들을 낳았다.

박주영은 출산과 산후조리를 하느라 골프채를 한동안 잡지 못하다 보니 적응하는 데 애를 먹었다. 임신 중에 샷 감을 잃지 않으려고 골프 연습을 했다가 탈장으로 고생도 했다. 박주영은 지난 9일 끝난 KLPGA 투어 국내 개막전인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에서 공동 36위로 비교적 성공적인 ‘엄마 골퍼’의 출발을 알렸다.


KLPGA 투어 대표 장타자인 김민선도 필드로 돌아온다. '김민선5'라는 등록명으로 지난 2014년부터 2020년까지 5년 동안 5차례나 우승했던 그는 지난해 김시원으로 이름을 바꿨다.

그는 개명 전인 지난해 5월 병가를 내고 투어를 중단했다. 고질적인 허리 통증이 너무 심해져서 공을 제대로 맞히기조차 힘들어서였다. 허리의 뼈와 뼈 사이 관절이 닳아서 생긴 병이었다. 골프를 쉬면서 운동으로 허리뼈 주변을 근육으로 채우는 게 답이라는 처방에 따라 필드를 떠나 체육관에서 시간을 보냈다.

김시원이 필드에 복귀하면서 바꾼 건 이름만이 아니다. 여자 선수로는 드물게 긴 빗자루로 쓸어내듯 퍼트하는 브룸 스틱 퍼터를 들고 대회에 나섰다. 남자 선수들은 꽤 많이 쓰지만 여자 선수는 거의 쓰지 않는다. 김시원은 “김민선이라는 이름으로 살았던 삶이 행복하지 않았다"며 "나 자신을 리셋하고 싶었다"고 개명 이유를 설명했다.


2부 투어에서 절치부심했던 스타들도 오랜만에 팬들 앞에서 선다. KLPGA 투어 최고의 인기를 자랑하는 안소현은 지난해 KLPGA 투어 시드순위전에서 16위에 올라 3년 만에 정규 투어에 복귀했다. 2020년 정규 투어 당시 대회에만 출전하면 성적과 무관하게 인터넷 포털사이트 골프 '많이 본 기사' 상위권에 그의 이름이 도배될 정도였다.

‘미녀 골퍼’로 유명한 이세희도 1년 만에 정규 투어에 복귀했다. 이세희는 2017년 프로 데뷔 후 2019년 드림(2부) 투어 최종전에서 스코어 기입 실수로 1부 투어 진입을 놓쳤고, 2021년 1부 투어에 올라갔지만 적응 실패로 2부 투어로 내려갔다 올해 다시 1부로 돌아왔다.


해외파 선수들도 오랜만에 국내 팬들에게 인사한다. 메디힐 골프단 소속으로 LPGA 무대에서 통산 12승을 거둔 김세영과 6승의 유소연, 지난해 LPGA 무대에 연착륙한 안나린이 선후배들과 샷 대결을 벌인다.

한편 이번 대회는 KLPGA 투어 최초로 컷 탈락 선수들에게도 상금이 지급된다. 통상 컷 통과한 상위 60위 선수에게만 총상금을 순위별로 배분하지만 이번 대회는 총상금 외에 추가 재원을 마련해 컷 탈락한 선수들에게도 일괄적으로 50만 원의 상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김기중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