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한, 이혼'이 행복한 결말을 담으면서 여정의 끝을 알렸다. 이 과정에서 이야기를 이끄는 조승우의 활약이 지대한 공을 세웠다. 법정물 '비밀의 숲'으로 큰 사랑을 받았던 조승우가 변호사를 선택했지만 이전과 전혀 다른 연기 톤으로 오히려 반가움을 자아냈다.
지난 9일 JTBC '신성한, 이혼' 마지막 회가 전파를 탔다. '신성한, 이혼'은 이혼 전문 변호사 신성한(조승우)이 마주하는 이혼 의뢰들과 세 친구의 케미스트리를 담은 작품이다.
이날 방송에서는 죽은 여동생 이혼의 진실을 밝히고 조카의 후견인으로서 양육권을 확보한 신성한(조승우)의 마지막 소송이 담겼다. 신성한은 마금희(차화연) 여사의 이혼 소송을 중단하고 조카 기영이(김준의)의 후견인으로서 친부로부터 양육권을 확보하고자 했다. 기영이 소아 우울증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기영이의 친모이자 신성한의 죽은 여동생 신주화(공현지)가 정신과 치료 병력으로 양육권을 박탈당했던 사안의 신빙성 문제가 거론됐고 신성한은 기영이 현재 살고 있는 집이 정서적 안정의 공간이 아니란 점을 피력했다. 기영이의 친부 서정국(김태향)은 신주화의 정신과 자료를 그녀의 법정 대리인 박유석으로부터 받았다는 사실을 증언했다. 이를 몰랐다고 잡아뗀 박유석의 주장이 위증으로 드러나게 됐다. 결국 신성한은 양육권을 얻어냈고 기영과 함께 살게 됐다.
작품은 제목 그대로 '이혼'에 집중한다. 각기 다른 사연으로 이혼을 결정한 이들의 사연을 담았고 부부들의 상처, 아픔, 그리고 성장하는 과정을 조명한다. 이는 이서진(한혜진)이 가진 서사에서 자세히 드러난다. 이서진은 외도를 했지만 이로 인한 파장으로 엄연한 피해자가 됐다. 동영상 스캔들부터 남편과 이혼 등으로 세간의 질타를 받고 모든 것을 포기한 이서진이 대인기피증을 이겨내는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뭉클함을 남겼다. 신성한의 따스한 조언은 이서진 뿐만 아니라 같은 상처를 갖고 있는 이들에게 큰 위로가 됐다.
최근 많은 예능들이 이혼을 소재로 삼고 있다. '결혼지옥'을 비롯해 '돌싱글즈' 등 이미 이혼이 현 시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현상이 됐다는 의미다. 다만 이혼을 다룰 때 자극적인 이야기가 중심이 됐던 반면 '신성한, 이혼'은 이혼을 결정하는 사람들의 마음부터 이혼 후의 삶까지 비추면서 사람 사는 이야기에 초점을 맞췄다. 이는 원작인 웹툰에서부터 완성된 톤과 결이다. 자극보다 오히려 공감에 포커스를 맞추면서 시청자들의 응원을 받았다.
여기에는 주역을 맡은 조승우의 공이 지대하다. 작품이 공개되기 전 검사복을 벗은 조승우가 어떤 변호사를 표현해낼지 대중의 궁금증이 컸다. 조승우에게는 드라마 '비밀의 숲'의 모습을 완전히 지워내야 한다는 과제가 컸으나 방송 초반부터 새로운 캐릭터를 표현해냈다는 호평이 이어졌다. 지난 2021년 드라마 '시지프스'의 흥행 실패를 말끔하게 지워버릴 만한 호연이었다.
작품을 향한 대중의 관심은 시청률로도 입증됐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신성한, 이혼'은 전국 기준 1회 7.27%로 출발했으며 마지막 회 9.48%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수도권 기준으로는 10.5%로 두 자릿수를 돌파했다. 따스함과 유쾌함을 동시에 전달했던 '신성한, 이혼'이 어느 정도 흥행에 성공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