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을 너무 많이 먹으면 고혈압을 비롯해 심장마비ㆍ뇌졸중에 걸릴 위험이 높아지는 등 건강에 해롭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염분을 과다 섭취하면 관상(冠狀)동맥과 경(頸)동맥도 막히게 만든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염분 과다 섭취에 대한 위험이 잘 알려진 고혈압 환자뿐만 아니라 정상 혈압(140/90㎜Hg 미만)인 사람도 마찬가지라는 연구 결과가 나와 일반인도 소금을 너무 많이 먹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스웨덴 카롤린스카연구소 조나스 우오피오 박사 연구팀이 스웨덴 SCAPIS(CArdioPulmonary bioImage Study) 연구에 참여한 50~64세(평균 58세) 1만778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다.
죽상동맥경화증(atherosclerosis)은 ‘플라크(plaque)’라고 불리는 침전물로 동맥이 좁아지는 것을 말한다. 심장과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동맥이 손상돼 심장마비와 뇌졸중이 발생할 위험이 커진다.
연구팀은 참가자의 염분 소비량을 오줌 속 나트륨 배설량을 측정해 추정했으며, 관상동맥 3D 이미지를 얻기 위해 관상동맥 컴퓨터단층촬영(CT) 혈관조영술을 시행했다.
연구를 위해 동맥 내 칼슘의 양은 5가지 범주(0, 1~9, 10~99, 100~399, 399 이상)의 ‘관상동맥 석회화 점수(CACS)’로 합산했다. CACS 점수가 높을수록 심근경색이 발생할 위험이 더 높다.
연구팀은 또한 관상동맥 폐색(협착)은 ‘협착 없음’ ‘50% 미만 협착’ ‘50% 이상 협착’ 등으로 분류했다. 참가자들은 모두 경동맥 초음파검사도 받았다.
이들 검사를 통해 ‘플라크가 없는 그룹’ ‘혈관 하나에만 플라크가 있는 그룹’ ‘두 혈관 모두 플라크가 있는 그룹’으로 나뉘었다.
그 결과, 염분 섭취 증가는 관상동맥과 경동맥 모두에서 단계적으로 죽상동맥경화증 증가와 관련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트륨 배설이 1,000㎎ 증가할 때마다 경동맥 플라크, CACS 및 관상동맥 협착이 더 심각해질 가능성이 각각 3%, 4%, 4% 높아졌다.
즉, 염분 섭취량이 늘어날수록 죽상동맥경화증에 노출될 위험이 높아진다는 것을 뜻한다. 흥미롭게도 정상 혈압(140/90㎜Hg 미만)이거나 심혈관 질환이 없는 사람도 염분을 과다 섭취하면 같은 결과가 나타났다.
우오피오 박사는 “이 같은 연구 결과는 ‘소금 섭취를 하루에 한 티스푼 정도로 최소화하라’는 세계보건기구(WHO)를 비롯환 다른 의학회의 조언을 뒷받침한다”고 강조했다.
우오피오 박사는 “우리가 먹는 소금 섭취를 줄이려면 식탁용 소금 사용을 제한하고, 100% 염화나트륨인 소금을 70~80% 염화나트륨과 20~30% 염화칼륨을 포함하는 소금 대체물로 대체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유럽심장학회 저널인 ‘유럽심장저널-오픈’ 최신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