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경상수지가 11년 만에 두 달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수출 부진으로 상품수지 마이너스 행진이 계속됐고, 해외여행 증가에 따른 여행수지 적자도 경상수지를 끌어내렸다.
10일 한국은행은 올해 2월 경상수지가 5억2,000만 달러(약 6,861억 원) 적자로 잠정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한 1월(-42억1,000만 달러)보다 적자폭이 크게 줄긴 했지만, 2012년 1, 2월 이후 11년 만에 처음 두 달 연속 적자를 냈다.
우선 상품수지가 13억 달러 적자로 지난해 10월 이후 5개월째 마이너스를 벗어나지 못했다. 마찬가지로 적자 규모가 통계 작성 이래 가장 컸던 1월(-73억2,000만 달러)보다는 60억 달러 정도 축소됐으나, 43억5,000만 달러 흑자를 냈던 1년 전과 비교하면 급감했다. 이동원 경제통계국 금융통계부장은 “수출이 감소한 가운데 수입이 소폭 증가하면서 상품수지가 적자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2월 수출은 505억2,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6.3%(33억8,000만 달러) 줄어 6개월 연속 전년 동기 대비 감소세를 이어갔다. 승용차와 석유제품 수출은 늘었지만, 반도체(-41.5%), 화학공업 제품(-9.8%), 철강 제품(-9.2%) 부진이 두드러졌다. 반대로 수입은 1년 전보다 4.6% 증가한 518억2,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가스(72.5%), 화학공업 제품(10%) 등 원자재 수입 증가율이 컸다.
서비스수지가 20억3,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한 데는 여행수지가 큰 영향을 끼쳤다. 2월 여행수지는 10억1,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 지난달(-14억9,000만 달러)에 이어 또다시 10억 달러 이상 적자를 냈다. 해외 출국자 증가세 속 중국인 등 관광객 유입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수출 화물 운임이 내려가면서 운송수지 또한 1월 1억2,000만 달러 흑자에서 2월 2억2,000만 달러 적자로 전환했다. 그나마 배당소득 등 본원소득수지는 31억2,000만 달러 흑자를 냈다.
3월 경상수지가 흑자로 전환할지는 미지수다. 일단 가장 비중이 큰 상품수지는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관세청이 발표한 3월 무역수지를 보면 2월(-52억7,000만 달러)보다 3월(-46억2,000만 달러) 적자폭이 줄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서비스수지다. 이 부장은 “일본·동남아를 중심으로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난 점은 긍정적이지만, 화물운임 하락으로 운송수지는 더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3월 경상수지는 균형 수준에서 상·하방 효과가 모두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