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이 “(최근 잇따라 실언한)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을 징계하지 않으면 김기현 당대표를 깔보게 된다”고 주장했다.
홍 시장은 7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김 최고위원) 징계를 안 하면 (김 대표가) 권위가 없어져 당대표로서 역할을 하기 어렵다”며 이같이 밝혔다. 홍 시장은 “지금은 모르지만 좀 지나가 공천 국면에 가면 온갖 세력들이 다 들고일어날 것”이라며 “지금 저렇게 흔들리면 나중에 두세 달 후는 감당을 못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달 12일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주최한 예배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5·18 광주민주화운동 정신 헌법 수록’ 공약에 “나도 반대한다”고 말했다가 사과했다. 이어 그는 ‘전광훈 목사가 우파 진영을 천하통일했다’(3월 25일), “4·3 기념일은 이(3·1절, 광복절)보다 조금 격이 낮은 기념일” 등의 실언을 한 뒤 당분간 공개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태영호 최고위원의 “4·3사건은 명백히 김씨 일가에 의해 자행된 만행”(2월 13일), 조수진 최고위원의 양곡관리법 개정안 관련 “밥 한 공기 다 비우기”(5일) 등의 발언도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하지만 김 대표는 이들에 대한 징계 방침을 밝히지는 않고, 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 회의에서 “이 시각 이후 당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당을 부끄럽게 만드는 언행에 지휘고하를 막론하고 당헌·당규에 따라 당대표에게 주어진 권한을 보다 엄격하게 행사하겠다"고 경고하는 데 그쳤다.
이에 홍 시장은 김 대표를 놓고 “소신과 철학이 없다”며 리더십 부족을 지적했다. 그는 “선출 과정에서 용산 대통령실, 친윤의 지원을 받았다 치더라도 선출되는 순간 당대표로서의 위상을 찾아야 된다”며 “대통령도 견제할 수 있고 야당과 앞장서 싸우는 정당의 대표가 돼야지 이리저리 눈치만 보고 해서 무슨 당대표를 하겠다고 그러는지 답답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홍 시장은 김 최고위원의 잇따른 실언이 당원투표 100% 규칙으로 치러진 지난 3·8 전당대회에서 전 목사의 지원을 받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그는 “황교안 대표 때로 기억되는데 전 목사 측에서 책임당원을 우리 당원에 많이 집어넣었다고 한다”며 “그러니 내부 경선 때마다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하니까, 최고위원이나 당대표 나온 사람들이 거기에 손을 안 벌릴 수가 없었을 것이다. 그러니까 지금 이런 상황이 제기된 것”이라고 말했다.
홍 시장은 이를 계기로 한 책임당원 전수조사도 요구했다. 그는 “지금 우리 책임당원 보면 돌아가신 분, 행방불명된 사람, 어느 특정 종교를 대표해 몰래 들어와 또 그 종교의 당하고 이중 당적 가진 사람도 있다”며 “전수 조사해 책임당원 정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김 대표가 자신에게 "지방자치행정을 맡은 사람은 그에 대해 더 전념하셨으면 좋겠다"고 한 데 "방향이 틀렸다"며 반발했다. 홍 시장은 "제가 지방자치단체장만 하는 게 아니라 당의 상임고문으로 위촉이 작년에 됐다"며 "중앙정치의 정당이나 이런 데 관여해 달라고 지금 자기들이 임명한 것 아닌가. 그게 권한과 책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당대표가 당을 잘 이끌고 있으면 그런 말을 하겠나"며 "밑에서 보니까 엉터리로 왔다 갔다 하고 철학 없이 움직이니까 답답해서 하는 소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