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박람회기구(BIE) 실사단이 2030년 엑스포 개최 후보지인 부산의 역량평가를 마치고 오늘 한국을 떠난다. 실사단은 4일 낙동강 하구 을숙도에서 철새 떼 장관을 지켜봤고, 부산항 컨벤션센터와 도심항공모빌리티(UAM)를 체험했다. 부산역에서 시민 5,000여 명의 열렬한 환영을 받자 “마치 팝스타가 된 감동을 느꼈다”고 화답하는가 하면, 6일 광안리해수욕장에서 100만 인파와 함께 불꽃쇼를 관람했다.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이 잠든 유엔기념공원에선 평화를 기원하는 뜻깊은 일정을 소화했다. 실사단이 6월 보고서를 제출하면 BIE는 11월 말 프랑스 파리 총회에서 171개 회원국 투표로 개최지를 결정한다.
유치에 성공하면 한국은 올림픽과 월드컵에 이어 3대 국제행사를 개최한 7번째 나라가 된다. 일본은 1970년 오사카, 중국은 2010년 상하이에서 엑스포를 개최했다. 5년마다 열리는 ‘등록 엑스포’는 참가국이 자국관 건설비용을 모두 대고 개최국은 땅만 제공한다. 1993년 대전, 2012년 여수에서 개최한 3년 주기 ‘인정 엑스포’와 파급효과, 위상에서 차원이 다른 셈이다. 부산엑스포는 경제효과 61조 원에 일자리 50여 만 개 창출이 기대된다. 6개월간 방문객이 3,000만 명을 웃돌고, 외국 정상들의 방한으로 안방에서 정상외교를 펼칠 수 있다.
엑스포는 경제를 되살리고 국가 재도약의 전환점이 될 절호의 기회다. 자동차, 패션, 가전 등 첨단기술을 소개하는 상설 전시무대는 세계종합전시장으로 엑스포를 따라올 게 없다. 전쟁을 딛고 경제발전과 민주주의를 모두 일군 한국에서 부산이 대륙과 해양을 잇는 세계 교류의 장이 될 자격과 역량은 충분하다. 윤석열 대통령은 1호 영업사원을 자처해 실사단을 만났고, 국회도 모처럼 여야 없이 유치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의결해 힘을 실었다. 최대 경쟁국은 오일머니를 앞세운 사우디아라비아로 평가된다. 하지만 세계 10대 경제강국에 K팝(POP)과 한류 ‘문화대국’으로서 저력을 보여줄 기회다. 남은 7개월 민관이 하나로 협심해 유치의 꿈을 꼭 이루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