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환자, LDL 콜레스테롤 낮추는 데 '스타틴 병용 요법'이 효과

입력
2023.04.05 18:38

75세 이상 고령 동맥경화성 심혈관 질환자에게 중등도 스타틴ㆍ에제티마이브 병용 요법이 ‘나쁜’ LDL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데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김중선·이용준·이상협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 연구팀과 허정호 고신대병원 심장내과 교수 공동 연구팀의 연구 결과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미국심장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에 실렸다.

심혈관 질환자는 심근경색ㆍ뇌졸중 재발, 심인성 사망을 막기 위해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55~70㎎/dL 이하로 낮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LDL 콜레스테롤을 낮추기 위해 간에서 LDL 콜레스테롤 합성을 저해하는 스타틴 약물 요법이 가장 많이 사용된다. 하지만 고령 환자의 경우 고용량 스타틴 치료를 지속하면 근육통ㆍ간 기능 저하 등 부작용 발생 위험이 높아 장기적인 투약에 제한이 있어 충분한 합병증 억제 효과를 보기 어렵다.

기존 ‘IMPROVE-IT’ 연구에서 에제티마이브가 고령 환자에서도 안전하게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출 수 있다고 밝혀진 바 있다.

에제티마이브는 장에서 LDL 콜레스테롤 흡수를 방해해 스타틴과 함께 병용 요법으로 많이 사용되는 비(非)스타틴계 약이다.

하지만 기존에 권고되는 고강도 스타틴 요법에 대한 비교가 이뤄지지 않아 스타틴과 에제티마이브 병용 요법이 이를 대체할 수 있을지 밝혀진 바가 없었다.

연구팀은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연구팀이 국제 학술지 ‘랜싯(Lancet)’에 발표한 RACING 연구(고강도 스타틴 단독 치료와 비교해 중등도 스타틴·에제티마이브 병용 요법의 LDL 콜레스테롤 조절 효과의 우수성을 증명)의 연령 기반 하위 분석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2017년 2월~2018년 12월 국내 26개 병원에서 심근경색ㆍ뇌졸중ㆍ하지동맥 질환 등 동맥경화성 심혈관 질환자 중 75세 이상 고령 환자 574명을 대상으로 고강도 스타틴 단독 요법과 중등도 스타틴·에제티마이브 병용 요법의 치료 효과를 비교 분석했다.

연구팀은 두 치료 요법을 무작위로 배정한 후 3년간 추적해 LDL 콜레스테롤 평균 수치와 심혈관계 사망, 뇌졸중 발생, 심혈관 사건 발생률을 분석했다.

두 집단의 관찰 기간 LDL 콜레스테롤 수치 중앙값을 분석한 결과, 병용요법군에서 57㎎/dL, 단독요법군에서 64㎎/dL로 병용요법군에서 우수한 LDL 콜레스테롤 저하 효과를 보였다.

임상 추적 3년 동안의 심혈관계 사망과 뇌졸중 발생, 심혈관 사건 발생률에 있어서는 병용요법군이 10.6%로 단독요법군(12.3%)과 차이가 없었다.

분석 결과, 부작용이나 불내성 등으로 인해 약물을 중단하거나 감량했던 비율의 경우 병용요법군은 2.3%, 단독요법군은 7.2%로 병용요법군에서 유의하게 낮게 나타났다.

특히 최근 관심을 받고 있는 스타틴 장기 복용에 따른 당뇨병 발생 위험 측면에서도 추적 기간 병용요법군은 10%로 단독요법군 18.7%보다 낮았다.

또한 부작용이나 불내성 등으로 인해 약물을 중단해야 했던 비율도 병용요법군은 2.3%로 단독요법군 7.2%에 비해 유의하게 낮아 약물 순응도가 더 우수했다.

특히 최근 관심을 받고 있는 스타틴 장기 복용에 따른 당뇨병 발생 위험 측면에서도 추적 기간 동안 병용요법군은 10%로 단독요법군 18.7%보다 낮았다.

김중선 교수는 “75세 이상 고령의 동맥경화성 심혈관 질환자에서 중등도 스타틴·에제티마이브 병용 요법이 고강도 스타틴 단독 요법과 비교해 LDL 콜레스테롤을 효과적으로 조절함은 물론 부작용으로 인한 약물 중단, 당뇨병 발생 위험이 낮은 것을 확인했다”며 “고령 환자를 대상으로 안전성 높은 치료 대안이 될 것”이라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