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나이가 그 기준이 되지만, 우리 삶의 어떤 부분을 가리켜 특히 그걸 꽃다운 시절이라든가 하는 식으로 표현하는 수가 있다."(이문열, '젊은 날의 초상')
어딜 가나 봄꽃이 한창인 요즘 만개한 꽃을 보면 눈이 부시다. 사람의 일생에서도 눈부시게 '꽃다운 시절'이 있어, 꽃처럼 아름다운 나이를 일컫는 말을 꽃다울 방(芳) 자를 써 '방년(芳年)'이라고 한다.
방년은 '이십 세 전후의 한창 젊은 꽃다운 나이'로, 통상 18세부터 25세까지를 이르는데, 최근에는 방년 28세까지도 보인다. 예전에는 주로 여성의 나이를 일컬었으나 꽃미남, 꽃청년이라는 말도 있듯 요즈음은 남성에게 쓰이는 경우도 많다.
'방년' 외에 스무 살 전후의 나이를 일컫는 말 가운데 '묘령(妙齡)', '약관(弱冠)'이 있다. 묘령은 여성에게, 약관은 주로 남성에게 쓴다. 방년, 묘령, 약관 모두 청춘의 시기를 가리키는 말이다. '이팔청춘'이라는 말도 있다. 원래는 열여섯 살을 이르나 혈기 왕성한 젊은 시기를 말하기도 한다. 영어에도 비슷하게 'sweet sixteen'이라는 표현이 있는데, 지금으로 보면 청춘이라기엔 어린 나이지만 동서를 막론하고 열여섯 살은 청춘의 상징이었나 보다.
나이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일생의 한 시기를 나타내는 것이기에 별칭이 있기도 하다. 그러나 유난히 이 시기를 나타내는 말은 더 많은 것 같다. 작가 아나톨 프랑스는 "만일 내가 신이었다면, 나는 청춘을 인생의 맨 끝에 두었을 것이다"라고 했다. 그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모르고 청춘이 지나갔음을 아쉬워해 한 말은 아닐는지. 언제나 마음만은 청춘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