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강세 주춤하자 외환보유액 7억8000만 달러 늘었다

입력
2023.04.05 14:30
3월 외환보유액 증가 전환
기타통화 자산 환산액 늘어

지난달 미국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8억 달러 가까이 증가했다.

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4,260억7,000만 달러(약 560조2,820억 원)로 전월 대비 7억8,000만 달러 늘었다. 2월 미국 긴축 우려로 ‘강(强)달러’ 공포가 고개를 들면서 46억8,000만 달러 감소했다가 한 달 만에 다시 증가 전환한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달러화 약세로 유로화 등 기타통화 외화자산의 환산액이 증가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달엔 달러화가 약세를 보였다.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로 금융 불안이 심화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긴축 속도를 늦출 것이란 기대가 커졌기 때문이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2월 말 104.67에서 3월 말 102.14로 2.4% 하락했다. 그 결과 △유로화(2.8%) △엔화(2.5%) △파운드화(2.7%)의 달러화 대비 가치는 올랐고, 한은이 이들 통화로 보유한 자산 가치도 높아졌다.

세부 내용을 보면 전체 외환보유액의 88.6%를 차지하는 국채・회사채 등 유가증권은 3,775억9,000만 달러로 30억9,000만 달러 늘었다. 반면 현금에 해당하는 예치금은 전월 대비 26억1,000만 달러 감소한 241억4,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은 변동이 없었지만, IMF 예치금 중 되찾을 수 있는 금액인 IMF포지션은 3억 달러 늘었다.

2월 말 기준 한국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4,253억 달러로 세계 9위 수준이다. 중국이 3조1,332억 달러로 1위 자리를 지켰고, 일본(1조2,260억 달러), 스위스(8,982억 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강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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