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양곡관리법(양곡법) 대안으로 ‘밥 한 공기 다 비우기’를 제안해 당 안팎으로 빈축을 사고 있다.
조 최고위원은 5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전화 출연해 “남아도는 쌀 문제가 가슴 아픈 현실인데, ‘밥 한 공기 다 비우기’에 대해서도 논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성분들을 다이어트를 위해서 밥을 잘 먹지 않는 분들이 많은데, 다른 식품과 비교해서는 (쌀이) 오히려 칼로리가 낮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조 최고위원의 발언은 전날 윤석열 대통령이 “전형적인 포퓰리즘 법안”이라며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양곡법 개정안에 대해 국민의힘이 대안으로 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조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민생특별위원회 ‘민생119’의 위원장을 맡았기 때문이다. 개정안은 초과 생산돼 남아 도는 쌀을 정부가 의무 매입하도록 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조 최고위원은 더불어민주당이 강행처리한 양곡법 개정안이 “굉장히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초과 생산된 쌀을 정부가 의무적으로 매입하도록 하는 건 고품종 쌀을 만든다거나 소비자의 소비를 유도하는 등 근본적인 농업의 미래하고는 관련이 없다”면서 “농업의 미래나 우리 농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이 개정안 표결 과정에서 야당이 과반 의석으로 단독 처리해 절차적 민주주의를 해치는 ‘꼼수’를 썼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이어 “민주당이 집권했을 때는 안 된다고 하던 법인데 정권이 바뀌자 ‘해야 한다’고 돌아섰다”면서 “절차상도, 내용상도 문제가 큰 법안”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조 최고위원은 양곡법 개정안 대안으로 ‘밥 한 공기 다 비우기’를 제안한 것에 대해 당 안팎의 빈축을 샀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사실 밥 한공기 다먹기 운동이 소비량 증대에도 큰 의미는 없는 것이, 다 비우냐 마느냐는 쌀 소비량에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어차피 제육볶음에 밥 한 공기 나오면 먹든 남기든 소비는 되니까, 실효적이려면 밥 한 공기 ‘다 먹기’ 운동이 아니라 ‘밥 많이 퍼 담기’ 또는 ‘두 공기 먹기’ 운동이 되어야 최소한 논리적”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1940년대 밥 공기 크기로 가면 실질적으로 식당에서 더 많은 밥을 남겨서 더 많이 버리는 방식으로 해결될 것 같다”고 조 최고위원의 발언을 비꼬기도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쌀값 정상화 요구하니 1960년대 새마을 운동하자고 나서는 형국”이라며 “코미디 같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일 굴욕외교 비판하니 박정희 정부 때 한일정상회담 당시 결단을 운운한 대통령실과 함께 ‘복고 대통령에 복고 여당’”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