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과 흑인, 사상 최초로 달 탐사 간다...아시아계는 언제?

입력
2023.04.04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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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사, 반세기 만에 유인 우주비행 재개 
명단에 여성·흑인...달 탐사 역사상 최초
한국계 조니 김은 탈락...아시아계는 아직

여성과 흑인 우주비행사가 처음으로 달 탐사선에 오른다. 1968년 미국이 인류 최초의 유인 달 탐사선(아폴로 7호)을 보낸 지 55년 만이다. 당시 우주비행사 3명은 모두 백인 남성이었다. 이를 포함해 지금까지 9건의 미국 달 탐사에 투입된 우주비행사 24명은 전부 백인 남성이었다. 이후 러시아, 중국, 일본, 인도 등이 달 탐사선을 보냈으나 무인 탐사선이었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과 캐나다우주국(CSA)은 내년 11월 ‘아르테미스 프로젝트’ 2호의 일환으로 우주선에 올라 달 궤도를 도는 임무를 수행할 우주비행사 4명을 선발해 공개했다. 백인 여성인 크리스티나 코크와 흑인 남성인 빅터 글로버가 포함됐으며, 나머지 2명은 백인 남성이다. 아르테미스 2호가 이륙에 성공한다면 코크와 글로버는 달 궤도를 비행하는 최초의 여성과 유색인종이 된다.

나사 소속 비행 엔지니어인 미국인 코크는 '최초' 기록을 다수 보유 중이다. 2020년 여성 우주비행사의 국제우주정거장(ISS) 최장기 체류 기록(328일)을 썼다. 2019년엔 ISS 태양광 발전시스템 설치 임무에 2인조로 투입됐는데, 당시 우주비행사 2명 모두 여성이어서 '여성만 참여한 최초의 우주비행' 기록도 남겼다.

글로버는 나사 소속 조종사다. 미 해군 조종사 출신으로, 2020년 흑인 최초로 우주정거장에서 장기임무를 수행했다. 나사 소속 리드 와이즈먼과 캐나다우주국의 제레미 한센도 동행한다.

나사는 선발 과정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첫 번째 달 탐사 임무 때와는 다른 요구 사항이 있었다”고 했다. 우주비행사의 다양성을 더 많이 고려했다는 뜻이다.

코크와 글로버 등 우주비행사들은 내년 11월 10일간 달 궤도를 돌고 귀환하는 임무를 맡았다. 이번 임무에 2025년 달의 남극에 착륙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아르테미스 3단계'의 성공 여부가 달렸다. 바네사 와이치 나사 존슨우주센터 국장은 “2025년엔 여성과 유색인종이 최초로 달 표면을 걷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계나 여성 유색인종에게 우주는 여전히 멀리 있다. 2020년 12월 나사가 아르테미스 2차 임무에 참가할 우주비행사 18명의 명단을 발표했을 때 유색인종은 9명이었다. 이 중 아시아계는 남성 3명·여성 1명이었다. 여성 유색인종의 기회의 문은 특히 좁다. 여성 후보 9명 중 비백인은 3명뿐이었다.

한국계 남성 조니 김도 18명 안에 들었으나 최종 선발되진 못했다. 미 하버드 의대 출신 의사인 김씨는 미 해군특전단(네이비실)을 거쳐 2017년 나사에 입사했다. 2년 동안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를 위한 훈련을 통과한 김씨는 1만8,3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2020년 우주비행사로 선발됐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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