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최대 서화집 ‘석농화원(石農畫苑)’에 수록됐던 것으로 알려진 회화 ‘묵매도(墨梅圖)’가 미국에서 발견돼 한국으로 돌아왔다. 이제까지 제목과 그림의 평가만 전해오던 작품이어서 회화사의 공백을 채워줄 것으로 기대된다.
국립광주박물관은 화가 김진규(1658∼1716년)의 ‘묵매도’와 신명연(1808∼?년)의 ‘동파입극도(東坡笠屐圖)’, 소치 허련(1808~1893년)의 송도 대련(松圖 對聯), 천강산수도병풍(淺絳山水圖屛風) 등 4점을 미국에서 발견해 최근 국내로 들여왔다고 4일 밝혔다.
묵매도는 조선 후기 최고의 서화 수장가였던 김광국(1727~1797년)의 화첩 석농화원에 수록된 것으로 알려졌던 작품들이다. 석농화원은 조선 후기 의관이자 수집가인 김광국이 일생 동안 모은 고려~조선의 그림과 중국, 일본 등의 그림을 한데 모은 대규모 서화집이다. 4권으로 구성된 ‘석농화원 원첩’에만 총 97점의 그림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른 종류의 ‘석농화원’ 총 5권까지 합치면 석농화원의 수록 작품은 260점이 넘는다. 화가들의 그림과 당대의 비평이 담겨 있는 중요한 자료다.
국립광주박물관에 따르면, 묵매도는 지난 2013년 새롭게 존재가 알려진 석농화원 필사본에 제목과 그림의 평만 전해 오다가 이번에 작품이 발견됐다. 국립광주박물관 관계자는 “학계에서는 석농화원에서 파첩됐다고 알려진 그림들 가운데 어떤 것이 진짜 석농화원에 포함됐었는지를 놓고 논란이 있다”면서 “이번에 발견된 묵매도는 2013년 발견된 목록 필사본의 권1에 17번째로 수록된 그림으로, 원첩에 수록됐던 그림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 작품들은 미국 버지니아주에 거주하는 게일 허(85) 여사가 시아버지인 고(故) 허민수씨로부터 물려받고 기증한 것들이다. 허 여사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린 국립광주박물관 기증서 전달식에서 “시아버지에게 물려받은 소중한 작품들이 가장 잘 향유될 수 있는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어 매우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