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발생한 40대 여성 납치∙살해 사건의 피의자 3명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모습을 드러냈다.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3일 오전 11시 강도살인, 사체 유기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A(30∙무직)씨 등 3명의 영장심사를 진행한다. 이들의 구속 여부 는이날 오후 결정될 전망이다.
영장심사를 위해 이날 오전 9시 33분부터 차례로 서울 수서경찰서 유치장을 나선 이들은 마스크와 모자, 모자가 달린 티셔츠 등으로 얼굴을 가린 채 범행 동기와 추가 공범 등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일절 답하지 않았다. '피해자와 유족에게 할말이 없느냐' '금품을 노렸다면서 왜 살해했느냐'는 물음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한 채 호송차를 타고 경찰서를 빠져나갔다. 다만 약 30분 뒤 중앙지법 앞에 도착해서는 B(36·주류회사 직원)씨만 "죄송하다"고 짧게 말한 후 법정으로 들어갔다.
일당은 지난달 29일 오후 11시 46분쯤 강남구 역삼동 아파트 단지 앞에서 40대 여성 피해자를 납치해 이튿날 살해하고 대청댐 인근 야산에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목격자 신고로 사건 발생 약 42시간 만에 경기 성남시 수정구, 서울 강남구 논현동 등에서 이들을 차례로 체포했다. 수서서는 “피해자의 코인(가상화폐)을 빼앗을 목적으로 2, 3개월 전부터 범행을 준비했다”는 A씨 진술을 토대로 청부살해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 중이다. 행동책 역할을 맡은 A·B씨에게 피해자를 범행 대상으로 지목한 C(35·법률사무소 직원)씨는 진술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