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음 많은 2023년 나이지리아 대선, 도전받는 민주주의 성숙

입력
2023.04.03 19:00
25면

편집자주

아프리카 대륙은 55개 국가를 포괄하고 있다. 칼럼을 통해 아프리카가 얼마나 다양한지 소개하려 한다.


여론조사 1등이 3위로 밀린 대선
여당이 승리했지만 부정선거 시비
케냐와 말라위 등 머나먼 민주주의

지난 2월 25일 아프리카 서부의 나이지리아 대통령 선거가 있었다. 나이지리아 시민들은 이번 선거가 자국의 정치와 경제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기회라고 큰 기대를 걸었다. 그러나 선거 결과는 이러한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여당인 전진보회의(All Progressives Congress) 볼라 티누부(Bola Tinubu) 후보가 880만 표(36.6%)를 얻어 차기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무함마두 부하리(Muhammadu Buhari) 대통령이 연임을 했기 때문에 이번 선거에는 현직 대통령이 나서지 않아 후보자 간 경쟁이 매우 치열했다. 더욱이 이전 선거가 여당과 주요 야당인 인민민주당(People’s Democratic Party) 간의 2파전이었던 것과 달리, 이번 선거는 신생정당인 노동당(Labor Party) 피터 오비(Peter Obi) 후보가 젊은 유권자들의 적극적 지지에 힘입어 선전함에 따라 3파전 양상을 띠었다. 선거 결과, 오비 후보는 610만 표(25.4%)로 3위를, 인민민주당의 아티쿠 아부바카르(Atiku Abubakar) 후보는 690만 표(29.1%)로 2위를 차지했다. 이번 선거에 9,300만 명이 넘는 유권자가 등록해 최근 대통령 선거 중 가장 높은 유권자 등록률을 기록했지만 투표율은 26.71%에 그쳐 가장 낮았다.

나이지리아는 아프리카 국가 중 인구가 가장 많은 국가이며, 경제 규모도 가장 크고 가장 많은 원유를 생산하고 있다. 나이지리아는 다종족 사회로 하우사, 요루바, 이보 등 주요 종족을 중심으로 250여 개 크고 작은 종족들이 함께 살고 있다. 이러한 종족 다양성과 그들의 자율성을 존중하기 위해 나이지리아는 36개 주로 구성된 연방제를 채택하고 있고 대통령 선거제도도 그 다양성을 포괄할 수 있도록 디자인되었다. 대통령 당선자가 되기 위해서는 가장 많은 득표수와 더불어 36개 주 가운데 24개 주에서 최소한 25% 이상 득표해야 한다. 이처럼 나이지리아 대통령은 다양한 종족으로부터 골고루 광범한 지지를 획득해야 한다. 이전 선거와 달리 이번 대통령 선거는 3파전이었기 때문에 나이지리아 언론과 선거 전문가들은 선거 역사상 처음으로 결선 투표 가능성을 제기했었다. 그러나 선거 결과는 놀랍게도 세 후보 모두 24개 주 이상에서 25% 이상 득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지리아 선거관리위원회(INEC)는 여당 후보인 티누부의 승리를 공식 발표했지만 개표 작업이 이어지는 등 선거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

나이지리아를 비롯한 신생 민주주의 국가들에서 쉽게 볼 수 있듯이 야당과 그 후보자들이 선거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노동당의 오비 후보와 인민민주당의 아부바카르 후보 모두 개표 결과가 조작되었다며 선거 결과의 정당성에 대해 사법부의 판단을 묻기로 했다. 선거 직전에 이루어진 다수의 여론조사는 오비 후보의 승리 가능성을 예측했었다. 더불어 이들은 선거관리위원회가 개별 투표소에서 수작업으로 이뤄진 개표 결과를 인터넷 포털(IReV)에 업로드하는 과정에 문제가 많았다고 비판하고 있다.

나이지리아는 대통령 선거마다 부정선거와 기타 선거 관련 부정행위에 대한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정부와 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 과정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으로 이번 선거에 전자 유권자 확인 시스템과 선거 결과 발표 인터넷 포털 프로그램을 새롭게 도입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도 부정선거 의혹과 일부 지역에서 폭력, 유권자 협박, 투표함 탈취 등의 사건이 발생해 선거에 대한 나이지리아인들의 신뢰를 떨어뜨렸다.

국제 선거감시단도 이번 선거 과정에 투명성 문제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케냐와 말라위에서 경험했듯이, 나이지리아도 이번 선거가 민주주의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선거 결과에 대한 논쟁이 헌법 절차에 맞게 효과적으로 마무리되어야 할 것이다.

조원빈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