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생계비대출, 일주일 만에 35억 지급...1인당 64만원

입력
2023.04.02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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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신청 5,499건 접수돼

#. 40대 A씨의 집은 찜질방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실직한 후 제대로 된 숙소를 구하기 힘들어 택한 곳이다. 과거 생활정보지에서 '신분증만으로 대출이 가능하다'는 광고에 속아 휴대폰 수십 개를 본인 명의로 개통하기도 했다. 서민금융지원센터는 고시텔로 거처를 옮기고 싶어 하는 A씨에게 소액생계비대출과 더불어 불법사금융 신고, 대한법률구조공단 채무자대리인 제도를 안내했다. 종합사회복지관에서 복지 상담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정부가 취약계층에 최대 100만 원까지 빌려주는 소액생계비대출이 출시 일주일 만에 35억 원을 넘어섰다.

2일 서민금융진흥원(서금원)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소액생계비대출 출시 이후 31일까지 대출신청 접수는 5,499건, 대출금액은 총 35억1,000만 원에 달했다. 1인당 평균 64만 원가량 돈을 빌린 셈이다. 소액생계비대출은 연소득 3,500만 원 이하면서 신용평점도 하위 20% 이하인 취약계층에게 최저 연 9.4% 이자율로 최대 100만 원을 대출해주는 제도다. 공급 규모는 올해 1,000억 원이다.

신청을 했으나 대출이 이뤄지지 않은 경우도 248건이었다. 저신용·저소득요건 불충족자거나 조세체납자, 금융질서문란자로 지원대상에 해당하지 않았기 때문이란 게 서금원의 설명이다. 대출신청 접수건 중 대출금액 50만 원 건은 3,874건, 병원비 등 자금용처가 증빙돼 50만 원 초과 대출된 건은 1,625건이다.

대출과 더불어 상담도 함께 진행됐다. 전체 대출상담 건 중 채무조정 상담신청이 2,242건이었으며, 복지연계는 1,298건, 취업 지원 583건, 휴면예금 조회 593건 등이었다. 불법 사금융 신고도 48건 이뤄졌다.

강진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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