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기소 오히려 '약' 됐네...디샌티스 제치고 지지율 1위

입력
2023.04.02 09:40
동정론 몰리며 지지율 조사 압도적 1위
공화당 내 응원 목소리도 이어져
4일 법원 출석...수갑 안 차지만 머그샷 찍을 듯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기소된 후, 그에 대한 동정론이 확산하며 지지율이 오히려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야후뉴스가 1일(현지시간) 공개한 공화당 내 대선주자 지지율 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52%로 1위를 차지했다. 2위를 차지한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21% 지지율로 트럼프에 크게 뒤졌다. 야후뉴스는 트럼프 기소가 결정된 후, 여론조사업체 유거브와 공동으로 지난달 30일과 31일 양일간 여론 조사를 실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디샌티스 주지사의 가상 양자 대결에서도 57%대 31%로 우위를 보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2월 조사에서 디샌티스 주지사에게 4% 포인트 뒤졌던 점을 감안하면 극적인 지지율 상승이다. 검찰의 기소 결정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에 오히려 도움이 된 셈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소 이후 하루 만에 400만 달러에 달하는 정치 후원금을 모금하는 등 지지자들이 응원도 받고 있다. 트럼프측은 “후원금 25% 이상이 첫 후원자“라고 밝혔다.

이번 기소를 비난하는 공화당 내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은 "(기소를 결정한) 앨빈 브래그 맨해튼 검사장의 전례 없는 권력 남용에 대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트럼프를 엄호했다. 트럼프 경쟁자인 디샌티스 주지사도 “법이 정치적 목적을 위해 무기화됐다”며 트럼프 편을 들었다.

트럼프 정부 시절 법무부 장관을 지냈던 윌리엄 바도 "검찰권 남용의 전형”이라며 기소를 비난했다. 그는 “지방검사가 정치적 과정에 영향을 주려는 것으로, 우리 역사에서 부끄러운 일”이라고도 주장했다. 바 전 장관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불복에 반대해 쫓겨났던 인물이라, 이번 사안에 중립적 입장을 보일 수 있는 인사로 분류된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는 4일 뉴욕 지방법원에 출석할 예정이다. 수갑은 차지 않을 전망이지만, 다른 피의자와 마찬가지로 지문을 찍고, ‘머그샷’(범인 식별용 얼굴 사진)도 촬영할 예정이다. 뉴욕경찰은 트럼프 출석 때 지지자들의 소요가 있을 경우 등을 대비해 뉴욕 지방법원 인근 교통을 통제할 예정이다. 검찰이 그를 기소한 구체적 이유가 적혀 있는 공소장도 이날 공개된다.

민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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