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21일 국회의원 세비(연봉)를 절반으로 줄이자고 제안했다. 이어 26일 이 의원을 비롯한 여야 청년 정치인 모임인 ‘정치개혁 2050’이 “월 1,200만 원 이상 받는 통장을 보며 떳떳했을 국회의원이 몇이나 될지 모르겠다”며 국민이 참여하는 국회의원 보수산정위원회를 만들자고 했다.
□ 국회의원은 1인당 연 1억5,500만 원(2022년 기준), 월 평균 1,285만 원을 받는다. 지난해 상용근로자 연평균 임금 총액(4,650만 원)의 3.3배이며, 올해 최저임금(월 201만 원)의 6.4배이다. 차량유지비, 식비, 출장 지원, 입법·정책개발 지원, 보좌직원 지원 등은 별도다. 한국 국회의원 세비는 총액으로 세계 10위 수준이고, 1인당 평균 국민소득(GNI)과 비교하면 세계 5위권이다. 구매력 기준으로는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라고 한다. 노르웨이 국회의원은 1인당 GNI(2021년 기준)보다 1.22배, 스웨덴 국회의원은 1.37배를 받는데, 한국 국회의원은 3.4배를 받는다.
□ 국회의원(296명) 평균 재산도 34억8,462만 원(지난해 12월 31일 기준)으로, 경제위기 속에서도 전년보다 3억 원 넘게 증가했다. 지난해 가구당 평균 재산(4억5,602만 원·순자산 기준)과 비교하면 7.6배나 많다. 정당별 평균은 국민의힘 56억7,309만 원, 민주당 21억2,818만 원, 정의당 8억790만 원이었다.
□ 정치권에서 ‘민생’이 늘 뒤로 밀리는 건, 정치가 이처럼 평균 국민의 삶과 유리됐기 때문일 것이다. 스웨덴 국회의원들은 주로 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한다. 평균적인 국민의 눈높이를 잊지 않고 늘 정치의 우선순위에 두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국민소득과 비슷한 수준의 세비 감축은, ‘일하는 국회’가 자리 잡은 정치 선진국만이 내놓을 수 있는 결과물이 아닐까 싶다. 과거 심상정 정의당 의원의 세비감축 제안에 이어, 이번 제안이 이뤄질 것이라 믿는 사람이 많지 않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