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1호기의 원자로 내부가 심각하게 손상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들이 31일 보도했다. 후쿠시마 원전은 2011년 3월 11일 동일본대지진 당시 냉각장치 고장으로 핵연료가 녹아내리는 사고(멜트다운)가 났는데, 1호기는 이중에서도 가장 피해가 컸다.
요미우리신문·도쿄신문 등에 따르면, 도쿄전력은 과거 핵연료를 담고 있던 원자로 압력 용기를 지지하는 지름 5m 정도의 원통형 콘크리트 구조물인 ‘페데스탈’ 내부에 28, 29일 수중 로봇을 투입해 촬영한 사진을 30일 공개했다. 페데스탈 내부, 그것도 핵연료가 들어 있던 압력용기 아랫부분을 촬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호기 내부는 방사선량이 매우 강해 로봇조차 접근하기 쉽지 않다.
사진은 바닥에서 높이 1m 지점 정도 사이에 있는 기초 부분 내벽이 광범위하게 파손된 모습을 생생하게 담고 있다. 콘크리트는 사라지고 철근이 그대로 노출돼 있었다. 2011년 사고 당시 녹아내린 핵연료의 강한 열로 콘크리트가 부식됐을 가능성이 있다. 구조물 바닥에는 녹아내린 핵연료의 잔해인 ‘데브리’로 추정되는 대형 퇴적물과 막대 모양의 구조물도 남아 있었다.
요미우리는 “콘크리트가 손상되면 강한 지진이 발생했을 때 버티지 못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도쿄신문도 “압력용기를 지지하는 기초 부분의 손상이 심할 경우 약 440톤에 달하는 압력용기가 붕괴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도쿄전력은 30일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상세한 분석을 통해 내진성을 평가할 것”이라고 밝히는 데 그쳤다. 도쿄전력은 이날 마지막 촬영을 한 후 지난해 2월부터 계속된 1호기 내부 조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