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산업, 코로나가 기회... "담근다"보다 많아진 "사 먹는다"

입력
2023.03.30 12:00
4년 만에 56%대 11%→23%대 33%

김치를 사 먹는 가구가 직접 담가 먹는 가구보다 많아졌다.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을 거치며 벌어진 역전이다. 팬데믹이 김치 산업에는 기회가 된 셈이다.

3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2021 김치산업 실태조사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김치를 직접 담가 먹는다고 응답한 가구 비중은 2017년 56.3%에서 2021년 22.6%로 줄었다. 4년 만에 33.7%포인트 급감한 것이다. 반면 상품 김치를 구입해 먹는다는 가구 비율은 같은 기간 10.5%에서 3배 가까운 33.1%로 늘었다.

핵심 배경은 코로나다. 사실 코로나 이전부터 김치를 담가 먹는 가구는 줄어드는 추세였다. 소비자의 편의성 추구 경향과 1인 가구 증가가 요인으로 꼽혔다. 하지만 감소 폭이 두드러지게 가팔라진 것은 코로나를 거치면서였다. 2019년 41.7%였던 비율이 이듬해 23.6%로 쪼그라들었다. 대신 가족ㆍ친척ㆍ지인에게 얻어먹는다(19.1%→43.1%)는 가구와 더불어 제품을 사 먹는다(15.4%→31.3%)는 가구 비중이 대폭 증가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가정 내에서 가족과 함께 김치를 담그는 일이 쉽지 않아진 것이 큰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젊거나 식구가 없으면 아무래도 김치를 담글 일이 적으리라는 짐작은 수치로 증명된다. 직접 김장한다는 60대 이상(36.4%) 비중이 20대 이하(11.8%)의 3배가 넘었고, 2인 이상 가구(27.0%) 비중 역시 1인 가구(12.3%)의 2배를 웃돌았다.

상품 김치를 구입할 때 고려 사항은 맛(32.5%) 가격(17.0%) 원산지(16.8%) 순이었다.

세종= 권경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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