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MLB)에 '피치 클록' 규정 도입으로 시범경기 평균 시간이 26분 단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피치 클록은 주자가 없으면 15초, 주자가 있어도 20초 이내 투수가 공을 던져야 하는 규정이다. 타자는 피치 클록이 끝나기 8초 전에 타격 자세를 취해야 한다. 투수가 이 규정을 어기면 '볼 1개'가 자동으로 부여되고, 타자가 어기면 '스트라이크 1개'가 선언된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30일 올해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평균 시간은 2시간 35분으로 측정돼, 지난해 평균 3시간 1분보다 대폭 줄었다고 전했다. 새로 도입된 규정 때문에 투수와 타자들의 불만이 쏟아지기도 했지만 메이저리그가 목표했던 경기 시간 단축에는 분명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서는 경기당 평균 10.2점이 발생했다. 평균 9.9점이 나온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보다 점수가 많았지만 경기 시간은 35분이나 짧았다. 피치 클록을 적용하지 않은 WBC의 경기 시간은 평균 3시간 10분이었다.
메이저리그가 피치 클록과 함께 도입한 '베이스 확대'와 '시프트 금지' 규정도 시범경기에서 흥미로운 결과를 만들었다. 선수들의 충돌 방지를 위해 베이스 크기를 기존 15제곱인치에서 18제곱인치로 키운 결과 경기 당 도루 시도가 1.6회에서 2.3회로 늘었다. 도루 성공률은 71.3%에서 77.1%로 증가했다.
수비 시프트 금지로 인해 왼손 타자들의 타율도 크게 올랐다. 시범경기에서 왼손 타자들의 '인플레이 타구 타율'(BABIP)은 0.314에서 0.327로 증가했다. 반면 오른손 타자들의 BABIP은 지난해 0.311에서 올해 0.310으로 조금 줄었다. 전체 타자들의 BABIP은 0.317로 2016년 이후 가장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