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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청년이 실종된다. 돈이 많은 유명인사는 아니다. 청소를 하며 평범하게 살아가던 젊은이다. 실종 현장은 궁금증투성이다. 교통사고로 누군가 죽어 있고 청년은 차를 두고 사라졌다. 런던의 유명 형사 루터(이드리스 엘바)가 사건을 담당한다. “아들을 꼭 찾아달라”는 실종자 어머니의 절규에 그는 “반드시”라고 답한다. 하지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루터는 직권 남용과 뇌물수수 혐의로 철창신세가 된다. 루터는 약속을 지킬 수 있을까.
루터는 거칠다. 큰 덩치만큼이나 위압적인 행동으로 범죄자들을 압박한다. 종종 폭력에 휘말린다. 범죄자와 결탁해 사건을 해결하는 경우가 있기도 하다. 하지만 악에 물들지는 않는다. 그는 그저 자신의 직무를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 주먹이나 부정한 돈에 의존한다.
물불 가리지 않는 루터는 범죄자들에게는 피하고 싶은 형사다. 경찰 조직이 좋아할 리 없기도 하다. 그의 남다른 수사 성과에 위법적 행위를 묵인할 뿐이다. 거침없는 루터의 활약은 관객에게 쾌감을 준다. 2000년대 인기 있었던 한국 영화 ‘공공의 적’ 시리즈 주인공 강철중(설경구)을 닮았다고 할까.
아이콘 같은 코트 대신 수의를 입게 됐으니 루터는 인생 최대의 위기에 처한 셈이다. 루터를 감옥으로 몰아넣은 이는 악당 로비(앤디 서키스)다. 그는 모종의 일을 추진하는 데 있어 최대 장애물로 루터를 꼽는다. 재력과 인력을 동원해 루터가 옴짝달싹하지 못하게 만든다.
영화 전반부는 루터가 감옥을 빠져나오는 과정에 집중한다. 타고난 수사감각을 지닌 루터는 감옥 안에서도 범인의 행방을 쫓는다. 로비 역시 만만한 인물이 아니다.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해 사건을 만들어내고 루터를 궁지로 밀어 넣는다. 그는 사이코패스로 살인을 즐기고 범죄로 돈까지 벌려 한다. 목표를 위해서라면 납치와 감금, 집단살인을 마다하지 않는다. 루터는 최악의 악당을 만난 셈이다.
영화는 응징이라는 정해진 결말을 향해 내달린다. 빠른 전개, 박진감 넘치는 액션, 소름 끼치는 악당의 행태가 어우러지며 상업영화의 역할을 다하려 한다. 익명성 뒤에 숨은 보통사람들의 잔혹함, SNS와 인터넷의 폐해 등 현대사회의 문제점을 가볍게 다루기도 한다.
이야기의 개연성은 떨어진다. 루터가 감옥을 벗어나는 과정은 과장이 심한 편이다. 재미는 루터와 로비의 첨예한 대결에서 오롯이 나온다. 온갖 어려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악당을 처벌하기 위해 돌진하는 루터의 질주는 쾌감을 빚어내기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