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9일 국가안보실장에 내정한 조태용(67) 주미대사는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찰떡호흡으로 정평이 나 있다.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 안보실 1차장 재임 당시 블링컨 국무부 부장관과 자주 만나 비핵화와 대북제재를 비롯한 한반도 주요 현안을 긴밀히 협의하며 한미동맹을 공고히 하는 데 일조했다. 이제 외교안보 컨트롤타워인 안보실장으로 자리를 옮겨 내달 워싱턴에서 열릴 한미정상회담을 진두지휘하는 중임을 맡았다.
조 내정자는 1956년 서울 출생으로 경기고 졸업 후 서울대에서 정치학을 전공했다. 1980년 외무고시 제14회로 외교부에 입부한 이래 북미국장,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1차관 등 요직을 두루 거친 '엘리트' 외교관으로 꼽힌다. 아웅산 폭탄 테러사건으로 순직한 이범석 외무장관의 사위이기도 하다. 참여정부 시절이던 2005년에는 북핵외교기획단장으로 9·19 공동성명 채택에 기여했다. 누구보다 미국과 북한을 잘 아는 '냉철한' 전략가로 통한다.
조 내정자는 2020년 미래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비례대표로 21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지난 대선 경선에서는 최재형 후보 캠프에 합류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후보로 확정된 뒤 외교안보 현안에 대해 수차례 보고하면서 탁월한 능력을 인정받아 일찌감치 새 정부 외교안보라인의 핵심에 등용될 것으로 예상됐다. 대통령직 인수위 과정에서는 한미정책협의대표단으로 미국에 다녀오기도 했다.
당초 외교부 장관 물망에도 올랐지만 조 내정자는 윤석열 정부 초대 주미대사에 발탁됐다. 이후에도 안보실장에 발탁될 것이라는 관측이 끊이지 않았다. 올해 최대 외교 현안인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방문과 한미동맹 70년 기념행사를 주도적으로 준비해온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