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시리아 지진이 지구를 흔들었다. 7400km나 떨어진 우리나라의 모든 관측소에서 관측될 정도였으며 10만채가 넘는 건물을 파괴하고 수만명의 생명을 앗아갔다.
우리나라도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다. 2016년 9월 경주 규모 5.8, 2017년 11월 포항 규모 5.4 지진 이후 지난해 10월 충북 괴산군에서 규모 4.1 지진에 이어 올해 1월에도 강화도 해상에서 규모 3.7의 지진이 발생하는 등 한반도에 지진발생 횟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30년 안에 규모 9.0 이상의 지진이 발생할 확률을 99%로 예측하고 있고, 일본에서 대지진이 발생하면 한반도에도 규모 5 이상의 지진이 발생하였던 역사 기록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나라는 2000년 이후 건축물의 내진설계 의무화가 본격화되었으며 신축 건물과 주요 공공시설에 내진설계가 반영되어 꾸준히 내진성능 확보율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전국적으로 건축물 10채 중 8채 이상이 내진성능을 갖추고 있지 않다.
내진은 지진에 견디는 것으로, 내진설계는 건축물이 지진에 버티며 붕괴하지 않도록 하여 인명의 손상을 막기 위한 목적의 구조설계를 말하며, 내진구조에는 내진구조, 제진구조, 면진구조가 있다.
내진구조는 구조물 자체가 지진에너지에 견디는 것이며, 면진은 구조물에 전해지는 지진에너지를 줄이는 것, 제진은 지진에너지 자체를 소산시키는 것을 말한다.
내진설계 대상 구조물과 그 구성부재는 건축물의 하중을 지탱할 수 있도록 충분한 강도를 갖춰야 하며 지진의 흔들림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연성도 지니고 있어야 한다.
‘연성’은 당기는 힘을 받아 파괴되기 전까지 늘어나는 것으로 철강이 지닌 대표적인 특성이다. 반대로 부서지거나 깨지는 성질을 ‘취성’이라 하는데 콘크리트가 대표적이다. 콘크리트에 철근을 함께 사용하는 가장 큰 이유도 연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건축물의 구조재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재료로 철강, 콘크리트, 목재를 꼽을 수 있는데, 이중 외부 충격을 가장 잘 흡수하면서 균열이나 파괴 가능성이 가장 낮은 것이 철강이다.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일본과 대만에서는 건축물, 교량 등 구조물의 내진성능을 확보하기위해 강구조를 우선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현재 설계 기준상 항복비 0.85 이하면 내진용 강재로 분류된다. 항복비가 낮을수록 내진성능이 우수하다고 하는데, 이는 지진 등의 충격으로 건축물이 기울어지기 시작해서 붕괴되기 전까지 대피 등 지진에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을 그만큼 더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건축물이 제대로 된 내진성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내진 강재의 품질 확보뿐 아니라 강재와 강재를 접합하는 용접 기술과 건물의 연성능력을 유도하는 보기둥 접합부의 디테일이 동시에 갖춰져야 한다.
바람이나 지진으로 건축물이 휘거나 변형되는 정도를 층간변위라 하는데, 보기둥 접합부의 내진 등급은 보와 기둥 접합부가 견뎌내는 층간변위의 정도(층간변형각)에 따라 보통모멘트(1%), 중간모멘트(2%), 특수모멘트(4%) 접합부로 구분되고 있다. 중간모멘트, 특수모멘트로 갈수록 내진성능이 높아지는 것이고, 내진성능이 높아진만큼 안정성을 인정받아 구조부재의 물량을 추가로 10~20% 절감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중간모멘트나 특수모멘트 접합부로 설계, 제작, 시공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에 보급되지 않아 내진접합부를 이용하는 사례가 거의 없다가 최근에 포스코에서 세계최대 사이즈의 특수모멘트 개발 및 설계, 제작 기술을 제공하면서 원가 절감 및 구조물의 내진안정성을 위하여 발주처나 건설사에서 내진접합부를 적용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내진 설계에 꼭 필요한 존재인 내진 강재는 지진 발생 시 인명 피해, 2차 참사 등을 막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포스코는 최근 발생한 지진의 영향으로 대형건축물, 공공이용시설 등에 안전한 내진 강재가 쓰이는 것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고, 관련 솔루션의 개발과 적용 확대에 더욱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