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 딸 폭행·학대 숨지게 한 친모…2,400회 성매매 강요 당해

입력
2023.03.28 19:16
함께 살던 20대 여성 강요에 못이겨 
1년 반 동안 하루 평균 4~5회 성매매
성매매 대가로 받은 돈도 빼앗겨


자신의 4세 딸을 굶기고 폭행, 학대해 숨지게 한 20대 친모와 함께 살던 20대 여성이 친모에게 2,400회가 넘는 성매매를 강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지법 형사6부(부장 김태업)는 28일 이 같은 아동학대처벌법 위반(아동학대살해) 혐의로 기소된 친모 A(27)씨와 아동학대 살해 방조 혐의로 기소된 함께 살던 여성 B(28)씨 등에 대한 공판을 진행했다.

재판부는 지난 24일 A씨에 대해 1심 선고를 할 예정이었으나 A씨가 동거녀 B씨의 강요에 못 이겨 1년 반 동안 2,400회가 넘는 성매매를 한 사실이 추가로 확인되자 선고를 미루고 이날 속행재판을 열었다.

A씨는 남편의 폭력 등 가정 불화로 2020년 8월 자신의 어린 딸과 함께 부산에 있는 A씨 집으로 거처를 옮겨 생활했는데 두 사람은 온라인 카페 등을 통해 알게 된 사이였다.

B씨는 A씨를 처음에는 잘 대해 주다가 이후 생활비 등을 요구하며 돈을 벌어오라는 압박을 하면서 성매매를 강요했다.

검찰 조사 결과 B씨는 2021년 7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A씨에게 하루 평균 4~5회씩 모두 2,400여 회의 성매매를 강요해 성매매 대가로 받은 돈 등 1억2,450만원을 챙겼다.

B씨는 사실상 자신의 정신적 지배 상태(가스라이팅)에 빠져 있던 A씨의 생활 모두를 감시했고, 때문에 A씨는 자녀를 화풀이 대상으로 삼아 짜증을 내고 폭행까지 하게 됐다. B씨는 A씨의 아이가 학대와 폭행 등으로 사시 증세를 보이며 시력을 잃어간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성매매로 벌어온 돈을 주지 않는 등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주지 않았다. B씨 남편(29)은 아동복지법위반(상습아동유기·방임) 방조 혐의로 불구속 상태로 기소됐다.

1심 선고는 B씨가 A씨를 심리적으로 지배하고 성매매를 강요하면서 아동 학대에 직접적 영향을 미쳤는지 여부를 따져 이뤄질 것으로 전망이다.

A씨는 지난해 12월 부산 금정구 주거지에서 자신 딸(4)을 학대하고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지난 10일 결심공판에서 검찰로부터 무기징역을 구형 받았다.

부산= 권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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