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기업의 지난해 유럽 특허 출원건수가 사상 처음으로 1만 건을 돌파했는데 배터리 분야 기술 특허 출원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배터리 기술 분야 특허 출원 순위에서 LG가 1위를 기록하는 등 국내 기업들의 새 기술력이 늘어가고 있다는 얘기다.
28일 유럽특허청(EPO)에 따르면, 한국의 지난해 유럽 내 특허 출원건수는 전년보다 10% 증가한 1만367건을 기록했다. 이는 사상 처음 1만 건을 넘은 것인데 중국(15.1%)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성장률이다. 특허 출원 수는 연구 개발에 대한 기업의 투자 현황을 보여주는 초기 지표로 이런 결과는 지난해 국내 기업들의 혁신 노력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유럽특허청에 따르면, 한국 기업의 특허 출원 중 가장 큰 성장세를 보인 분야는 전기 기계·장치·에너지 분야였다. 이 분야에서 2022년 한국 기업의 특허 출원은 전년 대비 67.7% 증가했는데, 이는 중국(47.4%)과 일본(19.9%), 미국(18.1%)을 모두 뛰어넘은 수치다. 특히 2021년 전년 대비 14% 감소했던 배터리 기술 분야의 특허 출원 수는 2022년 다시 96% 증가하며 반등했다.
2018~2022년 배터리 기술 분야 특허 출원 순위에서 1위를 기록한 그룹사는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을 품고 있는 LG였다. 삼성SDI를 품고 있는 삼성(3위)과 SK온을 품고 있는 SK(5위) 등 국내 기업이 이 분야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전체 특허 출원 수만 놓고 봐도 지난해 LG는 2021년 대비 44.9% 증가한 총 3,510건의 특허를 출원, 중국의 화웨이(4,505건)에 이은 2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이와 함께 디지털 통신 분야에서 전년 대비 22.6% 증가한 특허를 출원했으며, 생명공학 분야에서는 54.9%의 증가율을 기록해 주요 특허 출원국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배터리 산업의 급격한 확대로 국내 배터리 관련 기업들의 특허출원 수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며 "미래 에너지 분야에서 선두를 차지하려는 기업들의 연구개발 경쟁은 앞으로 더 활발해질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