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21 전투기 불 뿜었다… 공중에서 첫 기관포 발사시험

입력
2023.03.29 04:30
3면
시제2·3호기, 28일 공군3훈비서 미티어 미사일 분리 시험도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가 공중에서 처음으로 무장능력을 시험했다. 기관포를 쏘고, 유사시 적진을 향해 날아갈 미사일이 전투기에서 제대로 분리되는지 확인했다. 시제 1호기 최초 비행 이후 8개월여 만에 공격 능력을 일부 입증하기 시작하면서 점차 ‘전투기’의 면모를 갖춰가고 있다. 공군의 노후 전투기 교체와 함께 ‘K방산’의 해외 진출 확대라는 당초 목표 달성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28일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KF-21 시제 2호기는 이날 오전 10시 54분 경남 사천시 공군 제3훈련비행단을 이륙해 낮 12시 9분까지 약 75분 동안 남해 상공을 비행했다. 이번 비행에서는 동체에 장착한 중거리 공대공미사일 ‘미티어’ 시험탄에 대한 무장 분리를 시험했다. 이 과정이 매끄럽게 진행되는지, 항공기에서 무장이 분리될 때 외부간섭이 없는지를 평가하는 것이다.

이어 시제 3호기는 오전 11시 18분부터 낮 12시 32분까지 약 74분간 남해 상공에서 100여 발의 공중 기총발사 훈련을 진행했다. 기총 시스템의 성능과 발사 시 항공기 손상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방사청은 “전투기에서 무장을 분리하거나 기총을 발사할 때 발생할 수 있는 기체 구조, 엔진, 공기역학적 특성 변화 등을 점검해 안전성 여부를 검증하고 무장 운용과 관련된 항공전자 시스템의 정상 작동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절차"라고 설명했다.

KF-21은 △지난해 7월 19일 첫 비행 이후 △올해 1월 17일 첫 초음속 비행 △2월 20일 복좌식 시제 4호기 비행 성공을 거치며 항공기의 안정성을 검증해오고 있다. 이달 4일에는 국내 개발 AESA(능동위상배열) 레이더를 탑재한 첫 비행에 이어 9일에는 야간비행에도 나섰다. 비행 성능을 끌어올리면서 주요 장비와 무장을 하나씩 통합하며 온전한 전투기의 모습으로 발전하고 있는 셈이다. 방사청은 “앞으로 KF-21은 저고도·고고도·저속·초음속 등 전 비행영역에서 단거리·중거리 공대공미사일 및 기총에 대한 시험을 통해 무장의 안정성과 성능에 대한 검증을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방사청은 중장기적으로 국산 무기들을 KF-21에 단계별로 체계통합해 운용할 계획이다. 이미 개발이 완료된 한국형 GPS(위성항법시스템) 유도폭탄 KGGB와 ‘한국형 타우러스’로 불리는 천룡 공대지미사일이 대표적이다. 개발에 착수한 ‘공대함-II 유도탄’과 한국형 단거리·중거리 공대공미사일도 KF-21에 장착할 예정이다. 계획대로라면 우리 기술로 개발한 최초의 초음속 전투기 KF-21은 우리 손으로 만든 무기를 달고 지상·해상·공중에서 전방위로 목표물을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전망이다.

김진욱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