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폭락에 뿔난 주주 앞 홍은택 카카오 대표 "임기 중 주가 두 배 오르지 않으면 스톡옵션 포기"

입력
2023.03.28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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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16만 원, 지금은 6만 원까지 폭락
대표 스톡옵션 지급, 퇴직금 인상에 주주 불만
홍은택 대표, 주가 끌어올리겠다는 의지 강조


홍은택 카카오 대표가 주주총회에서 회사의 주가가 지금보다 두 배 이상이 될 경우에만 자신에게 부여된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행사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한때 16만 원까지 치솟았던 회사의 주가가 3분의 1 토막 나면서 주주들의 불만이 커진 와중에 이번 주총에서 대표이사를 대상으로 스톡옵션 부여와 퇴직금 지급률 인상 등의 조치를 취하며 논란이 일었다.

카카오는 28일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카카오 본사에서 제28기 주주총회를 열었다. 이번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의 가장 큰 관심이었던 홍 대표에게 스톡옵션 5만 주를 부여하는 안건과 대표 퇴직금 지급률을 현재의 세 배로 높이는 안건도 통과됐다. 앞서 지난달 카카오가 주총 안건을 공시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사실이 전해지면서 논란이 커지자 홍 대표는 사내 게시판을 통해 "주가가 두 배 오르기 전엔 스톡옵션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냈다.

이날 주주들이 또다시 '스톡옵션 행사 계획이 없는 게 맞냐', '임기 중 주가가 두 배 안 되면 포기할 거냐' 등을 묻자 그는 "이미 주가가 두 배가 되지 않으면 (스톡옵션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천명했다"며 "재직 기간 중 주가가 두 배가 안 된다면 자연스럽게 포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퇴직금 지급률 기준에 대해서도 홍 대표는 자신 이후 대표부터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어려운 상황에서 경영진이 솔선수범해야 한다고 생각해 이런 조건을 제시했다"고 덧붙였다.

'이사와 임원진에 대한 보상이 지나치게 높아진 것 아니냐'는 주주들의 지적에 카카오 보상위원회 위원인 윤석 카카오 감사위원장은 "지난 10년 동안 카카오가 고성장하는 시대를 지나 안정적 성장을 취할 것으로 예상해 새 보상체계를 만든 것"이라며 "회사 상황과 맞지 않은 지나친 보상을 하는 것에 대해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취지를 밝혔다.

최근 1조 원 이상의 비용을 써 경영권 인수에 성공한 SM엔터테인먼트에 대해선 홍 대표는 "SM이 보유한 글로벌 지식재산권(IP) 제작 시스템과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보유한 IT 기술과 IP 밸류체인의 비즈니스 역량을 토대로 음악 IP의 확장을 넘어 IT와 IP의 결합을 통한 새로운 시너지를 만들어낼 계획"이라며 "신속하고 원만하게 인수를 마무리한 뒤 카카오, 카카오엔터, SM 간 사업 협력을 구체화해 투자자에게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이날 주총에서는 SM 인수를 주도하며 카카오 자금 조달·투자 집행을 이끈 배재현 공동체 투자총괄 대표(CIO)가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됐다.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대표는 기타 비상무이사로, 신선경 법무법인 리우 변호사는 사외이사로 새로 선임됐다. 윤석 윤앤코 대표이사, 최세정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박새롬 울산과학기술원 산업공학과 교수는 사외이사로 재선임됐다. 카카오는 이사회 7명 중 이번 주총을 통해 3명을 교체했다.

안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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