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8일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우파를 천하통일했다'는 김재원 최고위원을 겨냥해 "납득하기 어려운 주장"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최근 잇따라 경솔한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김 최고위원에 대해 당 지도부가 공개 경고에 나선 셈이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회기동 경희대에서 진행된 '1,000원의 아침밥' 현장 방문 일정 이후 기자들과 만나 관련 질문에 "전후 문맥을 모르는 상태에서 보도된 것만 봤는데, 납득하기 어려운 자신의 주장인 것 같다"고 답했다. 김 대표는 오후에 게시한 페이스북 글에서도 "혹시 민심에 어긋나는 발언이나 행동이 아닌지 신중을 기해야 한다. 당을 이끌어가는 역할을 맡았다면 더더욱 신중해야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들이 당 구성원들의 언행을 엄중하게 지켜보고 있다. 저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썼다.
김 최고위원은 25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린 한인 보수단체 강연에 참석해 "전 목사가 우파 진영을 천하통일해 요즘은 그나마 광화문이 우파 진영에도 민주노총에 대항하는 활동 무대가 됐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최고위원 선출 직후인 12일에도 전 목사가 주관하는 사랑제일교회 예배에 참석해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공약이었던 '5·18민주화운동 정신의 헌법 수록'에 반대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구설에 올랐다. 잇단 극우적 발언으로 당에 부담이 가중되자 김 대표가 직접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
당 안팎에서도 김 최고위원을 향한 비판이 쏟아졌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MBC 라디오에 출연해 "친구로서, 정치 선배로서 안타깝다"며 "(김 최고위원이) 정책전략, 정황분석은 탁월한데 언어의 전략적 구사가 최근에 감이 떨어진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한발 더 나아가 '제명'을 촉구했다. 그는 페이스북 글을 통해 "맨날 실언만 하는 사람은 그냥 제명해라. 경고해본들 무슨 소용 있나"라며 "총선에 아무런 도움 안 된다"고 지적했다. 유승민 전 의원도 KBS 라디오에 출연해 "당의 윤리위 실종 사태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면서 "5·18 발언 같은 걸 하면 민심에 지대한 악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당연히 징계를 해야 한다. 그런데 안 하고 지나가지 않나"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