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 피부염은 피부 뿐만 아니라 눈에도 영향을 끼친다. 눈 주위 피부는 얇고 민감하므로 습관적으로 눈을 비비면 눈꺼풀에 염증이 생길 수 있다. 심하면 각막이 상처를 입어 시력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아토피 피부염 환자가 조심해야 하는 3대 눈 질환을 알아본다.
결막은 눈꺼풀 안쪽과 안구 흰 부분을 덮고 있는 얇은 점막을 말한다. 외부에 노출돼 있어 미세먼지와 황사, 꽃가루 등이 심한 때에는 결막염 발생 위험이 커질 수 있다.
반면 아토피 결막염은 계절에 상관없이 나타나며, 아토피 피부염이 있는 사람 중 15~67.5%에게 동반된다는 보고가 있을 만큼 흔하다. 계절성 결막염보다 증상이 심한 것이 특징으로 발병 시 가려움증 외 충혈, 점액 분비물, 눈부심, 통증 등을 경험하게 된다.
최순일 원장은 “아토피 각결막염은 심하면 각막에 침범해 시력 저하까지 유발할 수 있기에 초기에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아토피 각결막염은 환경 개선과 함께 안약 사용이 필요하고, 경우에 따라 전신적인 약물 요법까지 같이 복합적으로 치료해야 되는 경우도 있어 정확한 진단ㆍ치료가 필수적”이라고 했다.
백내장은 고령층에서 발병하는 노인성 눈 질환이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아토피 피부염으로 인한 백내장은 10대에도 증상이 뚜렷한 것이 특징이다.
아토피 피부염 환자 10명 중 1명에게서 나타날 정도로 발생 빈도가 높고 진행 속도도 빨라 주로 20~40대에 발생한다. 아토피성 백내장은 주로 양측성으로 발생하며, 중앙부부터 흐려지기 시작하는 특징적인 방패형 백내장이나 후낭하 혼탁 소견이 흔하고, 빨리 진행하는 경향을 보인다.
최순일 원장은 “아토피 피부염 환자가 젊은 나이에 백내장이 발병하는 원인에 대해 아직 의학적으로 명확하게 규명되진 않았지만 장기적으로 눈을 비비는 행동과 스테로이드제 사용으로 인한 합병증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최 원장은 “얼굴을 포함해 아토피 피부염이 있는 10세 이상 환자는 1년에 한 번 이상 정기검진으로 백내장을 조기 진단하고 시기에 맞춰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긁을수록 가려워진다는 이유로 환부를 때려가며 가려움을 이겨낼 때가 종종 있다. 눈 부위에 지속적으로 압력이나 충격이 가해지면 망막이 찢어져 안구 내벽에서 망막이 떨어지는 망막박리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
실제 아토피 피부염 환자의 망막박리는 외상성 망막박리와 비슷한 소견을 보인다는 연구도 있다. 망막박리 발생했는데 방치하면 시세포가 영구적으로 손상돼 실명할 수 있으므로 응급 레이저 치료나 망막박리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최순일 원장은 “망막박리가 확인되면 수술해야 하는데 아토피 피부염 환자의 경우 염증이 심하고 상처 회복이 느려 망막이 잘 붙지 않아 예후(치료 경과)가 좋지 않을 때가 많다”며 “수술 성공률을 높이려면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안과에서 정기검진으로 조기에 질환을 발견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