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대중교통전용지구 인근에 오는 8월부터 대규모 주상복합건물과 오피스텔, 생활형 숙박시설 등이 잇달아 준공되면 하루 차량통행량이 지금보다 6,000대 가까이 더 증가할 것으로 대구시 교통영향평가심의결과 조사됐다. 그런데도 교통량 개선대책은 신호운영 최적화와 출입구 앞 도로확장 등이 전부여서 교통지옥이 예상되고 있다.
27일 대구시에 따르면 교통영향평가심의 결과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 대구역네거리~반월당네거리 1.05㎞ 구간 인근 대규모 주상복합건물 3곳의 일일 교통유발효과는 총 5,607대로 나타났다. 개선사안으로 제시한 것도 신호운영 최적화 방안과 출입구 앞 도로 확장 등이 전부다.
여기다 287실 규모의 오피스텔 1곳과 265실 규모의 숙박시설 1곳은 기준 면적 미만으로 교통영향평가대상에서 제외되면서 하루 교통량조차 예측할 수 없는 상태다. 오피스텔과 숙박시설까지 더하면 대중교통전용지구 일대에는 하루 6,000대 이상의 차량들이 추가로 도로를 누빌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시가 지난 1월 대구시가 발표한 2022년 교통관련 기초 조사에서 대중교통전용지구 인근 대구역네거리와 중앙네거리, 반월당네거리의 하루 교통량은 총 6만4,868대로 나타나면서 이 일대 아파트 등이 들어서면 하루 7만대가 넘는 차량들이 북새통을 이룰 전망이다. 이 기초조사는 출퇴근시간을 포함해 하루 6시간 기준으로 집계했기 때문에 실제로는 더 많은 차량이 통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주상복합건물을 보면 중구 태평로2가 지상 49층 지하 4층 규모로 건설 중인 아파트 803세대 오피스텔 150실의 A아파트는 북성로와 중앙대로가 만나는 지점을 90여 m 앞에 두고 있다. 일방통행과 대중교통전용지구 진출입 불가 등 상황에 따라 이 구간은 죽은 길이나 다름없게 됐다.
대로변과 골목길로 출입구를 설계해 건설 중인 아파트도 문제다. 중구 사일동 지상 39층 지하 6층 규모의 아파트 299세대 오피스텔 56실인 B아파트는 유일한 출입구가 국채보상로다. 대로변이 아닌 길로 진출입구를 내는 관행마저 지킬 수 없어 교통체증이 우려되고 있다.
중구 공평동 지상 49층 지하 3층 규모로 건설 중인 329세대 C아파트의 출입구는 2·28기념중앙공원 주차장 출입구와 직선거리로 30m에 불과하다. 2·28기념중앙공원 주차장은 일일 최대 요금 1만 원, 주차면수 300개로 주말과 휴일에 차량이 몰리는 점 등을 고려하면 최대폭이 10여 m에 불과한 골목길과 국채보상로에 교통대란이 벌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중구 포정동 지상 18층 지하 5층 규모로 건설 중인 287실 오피스텔과 남일동 지상 13층 지하 2층 규모로 건설 중인 265실 규모 숙박시설도 교통체증을 유발하기는 마찬가지다.
중구는 교통대란을 우려해 대안을 구상 중이나 실천에 옮기지는 못하고 있다. 중구 관계자는 "일부분이라도 대중교통전용지구를 해제하는 게 교통대란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권한은 대구시에 있다"고 말했다.
대구시도 교통영향평가심의 결과 개선책 외에는 뚜렷한 대책이 없다. 시는 준공 뒤 교통량 등을 파악해 차량통행 방향 등을 조정해 교통흐름을 원할케 하겠다는 입장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대중교통전용지구의 보행자에 대한 순기능도 있고 해제를 하더라도 병목현상 등은 심각해 질 것"이라며 "신호체계를 상황에 맞게 조절하고 일방통행 구간을 설정하는 등 입주 뒤에도 지속적으로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반해 대중교통전용지구와 인접한 상가와 운수업계 등에서는 줄곧 대중교통전용지구에 반대하고 있다. 화물차 기사 강모(54) 씨는 "중앙로를 피해 골목을 다니며 자재를 납품하는데 교행이 어려울 때가 많다"며 "아파트 입주 후 교통대란이 눈에 뻔한데, 꼭 시민들이 교통난을 겪어야 대책을 마련할 지 답답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