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로 막혔던 제주 기점 해외 하늘길과 뱃길이 다시 열리면서 제주 외국인 관광시장이 모처럼만에 활기를 띠고 있다. 특히 굳게 닫혀있던 중국 직항 항공노선이 잇따라 재가동되면서 제주 관광업계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자취를 감췄던 ‘유커’(중국인 관광객) 유치에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7일 제주도와 관광업계에 따르면 현재 운항 중이거나 운항이 확정된 제주 기점 직항 항공노선은 싱가포르, 일본(오사카), 대만(타이베이), 태국(방콕), 중국 시안‧상하이 등 6개국 9개 노선 주 75편에 이른다. 이 중 중화권 지역과 제주를 잇는 직항노선은 중국 정부가 3년 만에 비자 발급을 재개한 이후 잇따라 재취항이 이뤄지고 있다. 노선별로 보면 이달 16일 진에어의 제주-중국 시안 노선을 시작으로, 제주-상해 노선에는 춘추항공·길상항공(26일)과 동방항공(4월6일)이, 제주-홍콩 노선은 홍콩익스프레스(30일)가, 제주-중국 난징 노선은 길상항공(4월 23일)이 각각 운항 할 예정이다. 앞서 코로나19 이전에는 제주 기점 직항 항공노선은 5개국 27개 노선 주 201편에 달했다.
항공사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인 경우 당분간은 개별 관광객 중심으로 제주를 찾을 것으로 보이며, 향후 중국 정부가 단체관광을 허용하면 유커들이 직항 항공노선을 이용해 대거 몰려올 것”이라 말했다.
앞서 중국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가 발생하기 전인 2016년 제주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306만 명에 달했다. 하지만 한한령(한류 제한령)으로 2017년에는 75만 명, 2018년에는 67만 명으로 급감했다. 이어 2020년에는 코로나19 사태로 국제 항공노선이 끊기면서 중국인 관광객 발길이 뚝 끊겼고, 지난해에는 1만 명도 채 되지 않았다.
바닷길을 통한 크루즈 관광도 다시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도에 따르면 이달에만 제주항에 국제 크루즈선 5척이 입항해 크루즈 관광객 6,200여 명이 제주를 방문해 관광과 쇼핑을 즐겼다.
또 2017년 준공해 2019년 단 두 차례 입항 실적만 있을 뿐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였던 서귀포시 민군복합형관광미항(제주해군기지)에도 3년 10개월 만에 크루즈선이 다시 찾았다. 이달 19일 오전 민군복합항에는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11만5,000톤급)가 일본·영국 등 다국적 크루즈 관광객 3,000여명을 태우고 입항했다. 올해 제주항에는 10만 톤급 이하 크루즈선박 22척이, 민군복합항에는 10만 톤급 이상 28척이 각각 기항할 예정이다.
크루즈의 제주 입항 횟수는 2014년 242회(59만400명)에서 2016년 507회(120만9,160명)로 가파르게 늘었지만 사드 사태 이후 △2017년 98회(18만9,732명) △2018년 20회(2만1,703명) △2019년 29회(4만4,266명) 등 급격하게 감소했다. 이어 2020년부터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자 중국과 일본 등 해외 정부들이 크루즈의 입·출항을 금지했고, 우리나라 역시 관광 목적의 해외 크루즈선의 국내 입항을 제한하면서 제주에 입항한 크루즈는 단 1척도 없었다.
이처럼 해외 하늘길과 바닷길 빗장이 풀리면서 제주 관광업계도 손님맞이에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도는 해외 관광객 유치를 위해 한국관광공사 해외지사와 해외 제주관광홍보사무소, 제주관광공사, 제주관광협회 등과 협업을 통해 각 국가별 맞춤형 마케팅을 추진할 계획이다. 외국인 관광객 급감으로 침체에 빠졌던 도내 면세점과 카지노 업계도 손님맞이를 위해 재정비에 나서고 있다. 면세점들은 인력 증원과 함께 중화권 관광객들의 선호도가 높은 제품 확보에 주력하고 있고, 카지노 업계 역시 코로나 사태 이후 대폭 줄였던 인력을 다시 확충하기 위해 카지노 딜러 등 필요 인력 채용에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도관광협회 관계자는 “올들어 제주를 찾은 해외 관광객이 지난해에 비해 4배 이상 증가하면서 5만 명을 넘어섰다”며 “5월 초쯤 중국 정부가 우리나라에 대해 단체관광 규제를 풀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3년 넘게 침체에 빠졌던 외국인 관광시장도 다시 활성화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