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손자 사과?...5·18단체 "마약 음성이면 못 만날 이유 없어"

입력
2023.03.27 14:20
전두환 일가 부정 축재 비리 폭로 등 긍정적
"진정성 담보 위해 마약류 검사 음성 나와야"

전두환 전 대통령 손자 전우원(27)씨가 5·18민주화운동 유족들과 광주 시민들에게 사과하겠다는 뜻을 밝힌 데 대해 5·18단체들은 "마약류 검사에서 음성이 나오면 못 만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양재혁 5·18민주유공자유족회 회장은 27일 "전씨가 그간 전두환 일가 부정 축재 비리를 폭로하는 데 적극적이었던 만큼 5‧18 관련 단체들은 충분히 만나서 사과를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마약류 검사에서 음성이 나와야 진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조건을 달았다. 양 회장 의견은 5·18기념재단과 5·18공법3단체(유족회,부상자회,공로자회)와 동일하다.

양 회장은 그러면서 “마약류 검사를 하지 않을 경우 직무유기에 해당하기 때문에 입국 시 검사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입국 시 검사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에도 만남은 갖겠지만 적극적 관계 형성은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5‧18 현장 답사 및 묘역 참배 등 사과의 장 마련을 위해 당장 내일 만남을 갖기보단 일정 조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 같은 입장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전씨에게 전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앞서 전씨는 26일 오후 8시쯤 5·18기념재단 인스타그램을 통해 5·18 유족 등에게 직접 사죄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전씨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서도 5·18 유족들을 향해 "도와주세요. 저의 잘못을 더 깊게 배우고 사죄드리고 반성하고 회개하고 싶다"며 "피해자들의 한을 풀어드리고 싶다. 도와주실 수 있으면 정말 감사하겠다"고 썼다.

전씨는 이어 전날 0시 50분 인스타그램에 미국 뉴욕에서 출국해 28일 오전 5시 20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는 항공편 예약 화면을 공개하면서 "인천 공항 도착 이후 바로 광주로 가겠다"며 "아는 게 하나도 없고 어디로 가야 유가족을 볼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적었다.



광주= 안경호 기자
광주= 김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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