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러 전술핵 배치, 벨라루스 인질 삼아"... 안보리 소집 촉구

입력
2023.03.27 09:20
"벨라루스에 전술핵 배치 계획" 푸틴 발표에
우크라, 유엔 안보리 회의로 '공동대응' 촉구

러시아의 ‘벨라루스 내 전술 핵무기 배치’ 선언에 대해 우크라이나가 “벨라루스를 인질로 삼는 것”이라고 비난하며 유엔에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소집을 촉구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26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미국·영국·프랑스·중국 등 유엔이 러시아의 핵 위협에 대한 효과적인 조처를 내리길 기대한다”며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 소집을 통한 공동 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날 벨라루스의 요청을 수용해 전술 핵무기를 벨라루스에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올해 7월 1일까지 핵 저장고를 완공할 계획이다. 러시아가 국외에 전술핵을 배치하는 건 1990년대 중반 이후 처음이다. 1991년 옛소련 붕괴 당시, 러시아·우크라이나·벨라루스·카자흐스탄 등 신생 독립 4개국에 소련 핵무기가 배치됐었는데, 1996년 이 무기들은 모두 러시아로 이전됐다.

이에 대해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은 트위터에 글을 올려 “푸틴이 현재 할 수 있는 건 결국 전술무기로 겁을 주는 것뿐임을 시인한 셈”이라고 꼬집었다. 올렉시 다닐로우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서기도 “크렘린이 벨라루스를 ’핵 인질‘로 삼았다“며 러시아를 비난했다. 그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벨라루스 사회에서 러시아·푸틴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극대화될 테고, 이는 벨라루스 내부를 불안정하게 만들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벨라루스는 지난해 10월부터 러시아군의 국경 지역 주둔을 허용하고 연합 군사훈련을 벌여 왔다. 다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참전 가능성은 부인해 왔다.

이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