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4개 도시를 순방한 오세훈 서울시장이 한강 수변 개발 프로젝트 ‘그레이트 한강’ 사업을 전담할 별도 조직을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마지막 출장지인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20일(현지시간) 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15년 전 한강 르네상스는 철학을 달리하는 후임 시장에 의해 거의 ‘무화(無化)됐다”며 “한강이 활용도 높은 공간으로 거듭나기 위해 지속가능한 기구를 만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레이트 한강은 오 시장이 2007년 추진했던 ‘한강 르네상스’ 후속 사업으로, 대관람차 ‘서울링’과 한강 곤돌라 설치, 제2세종문화회관 설립 계획 등을 담고 있다.
오 시장은 이번 출장 기간 방문한 독일 함부르크의 ‘하펜시티 프로젝트’에서 한강 사업 전담 조직 설립 아이디어를 얻었다. 하펜시티 주식회사를 벤치마킹한 서울시 구상은 크게 두 가지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 내부에 한강사업본부를 설치하거나 별도 법인을 설립하는 방안이다. 오 시장은 “SH 한강본부를 만들면 사업을 빠른 템포로 진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수익이 많이 날 경우 특혜 시비, 적자가 날 경우 잘못된 정책이라는 비판에 사업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여러 사업을 동시에 추진할 수 있는 별도 법인은 가동까지 1년 이상 걸리지만, 흑자 사업에서 얻은 수익을 적자 사업에 투입할 수 있기 때문에 수익을 시민에게 환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레이트 한강의 주요 사업들은 대선이 있는 2027년 전후로 완공 또는 착공된다. 일각에선 대선 출마를 노린 포석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다. 이에 대해 오 시장은 “사실 내 성에는 차지 않는 속도”라며 “대선을 염두에 뒀다면 사업들을 잘게 잘라서 더 빠르게 진행했을 것”이라고 부인했다. 이어 “새로운 조직체계를 만들려는 것도 조금 둘러가더라도 정상적·합리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의미”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