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공격시 핵공격" 또 위협

입력
2023.03.24 21:53
푸틴 최측근 "크림반도 분리는 국가 존재 위협… 핵사용 원칙 부합" 
우크라에 열화우라늄탄 제공한 서방도 맹비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를 공격할 경우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며 또 '핵 위협'을 가했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타스통신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이날 자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크림반도를 탈환하려는 시도를 포함해 일련의 심각한 공세의 경우 핵 사용 원칙을 따르는 것을 포함해 모든 수단을 사용할 수 있는 근거가 될 것임이 명백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당 원칙에 따르면 적이 어떤 무기로든 국가의 존재에 위협을 가할 경우가 그렇다"며 "국가의 일부를 떼어내려는 시도는 국가 존재 자체를 침해하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이어 "바다 건너 우리의 친구들도 이런 사실을 깨닫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는 지난 20일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군 보급기지 역할을 하는 크림반도를 드론(무인기)으로 타격해 러시아 순항미사일 다수를 파괴한 것을 겨냥한 발언이다. 크림반도는 2014년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러시아에 강제 병합됐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앞서 크림반도를 되찾겠다는 항전 의지를 재차 밝힌 바 있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 탈환 주장에 대해 '가능성이 낮은 시나리오'라고 평가절하했다. 그는 "이런 종류의 발표는 선전으로 취급돼야 한다. 전시에는 늘 있는 일"이라고 했다.

러시아는 이날도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전차용 열화우라늄탄을 제공할 경우 우크라이나 주민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비난 공세를 이어갔다. 이고르 키릴로프 러시아군 화생방전 방어사령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에서 열화우라늄탄을 사용하면 우크라이나 주민 다수와 농업 부문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가들 역시 이런 종류의 탄약 사용이 군인과 민간인, 토양에 미치는 위험성을 잘 알고 있다"면서, 오직 나토만이 이들 탄약을 환경 영향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해외 분쟁 지역에서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열화우라늄탄은 우라늄을 농축하는 과정에 발생한 열화우라늄을 탄두로 해서 만든 전차 포탄으로, 철갑탄에 비해 관통력이 훨씬 높다. 열화우라늄은 방사능은 비교적 약하지만, 매우 무거운 중금속이므로 화학적 독성이 강하다. 토양이나 지하수를 오염시킬 우려도 있다.

최근 애나벨 골디 영국 국방부 부장관은 의회에 제출한 서면 답변에서 우크라이나에 챌린저2 전차와 함께 열화우라늄탄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지난 21일 "서방 집단이 핵을 포함한 무기를 사용한다면 러시아는 그에 상응해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권영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