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23시즌 프로농구는 ‘고양 캐롯 리스크’가 한 시즌 내내 지속되고 있다. 든든한 모기업 없이 농구단 운영을 하겠다는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돈 없는 운영 주체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낸 것이다.
캐롯은 출발부터 불안한 행보를 보였다. 개막 전에는 한국농구연맹(KBL) 가입금 격인 특별회비 1차분 5억 원을 제때 내지 못해 리그 파행 우려를 키웠고, 시즌 중에도 자금줄인 대우조선해양건설의 경영 악화로 선수단 급여 미지급과 대금 미납 등 돈 문제가 끊이질 않았다. 연이어 쏟아지는 부정적인 이슈에 연간 30억 원을 4년간 후원하기로 했던 네이밍 스폰서인 캐롯손해보험은 최근 계약을 조기 종료했다.
캐롯 농구단을 운영하는 데이원스포츠의 아슬아슬한 줄타기는 ‘봄 농구’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이달 말까지 KBL 가입금 잔여 10억 원을 내야 하는데, 기한 안에 납부하지 못하면 남은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하고도 출전 기회를 박탈당한다. 아울러 가입금 미납은 리그 퇴출을 의미한다.
새로운 인수 기업을 찾고 있는 데이원스포츠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가입비와 선수단 급여 문제 등을 해결한다는 방침이다. 선수단에도 정상적으로 플레이오프를 준비해달라고 전달한 상황이다. 김승기 캐롯 감독은 “회사에서 어떻게든 플레이오프를 치를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알려왔다”며 “밀린 급여도 다 주기로 했다. 우리는 회사를 믿고 따를 뿐”이라고 밝혔다.
구단의 확답을 들은 선수단은 오는 25일 서울 삼성전부터 플레이오프 체제로 돌입한다. 그간 어수선한 구단 상황에 주축인 전성현과 디드릭 로션의 부상까지 겹쳐 100% 전력으로 경기를 치를 수 없었다. 김 감독은 구단 상황이 경기력에 영향을 줬는지에 대해 “없진 않았다”며 “그래서 계속 이기자고 다독였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 경기부터는 모든 걸 정상적으로 맞추려 한다”며 “플레이오프에서도 선수들이 나를 믿고, 선수단이 하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봄 농구에서 큰일을 내기 위해선 간판 슈터 전성현의 빠른 복귀가 필수다. 올 시즌 경기당 평균 17.6점, 3점슛 3.4개를 꽂은 전성현은 몸의 균형 감각을 잡아주는 ‘달팽이관’에 문제가 생겨 정규리그 막판 회복에 집중하기로 했다. 김 감독은 “전성현이 정상적이어야 한다. 그러면 상대가 ‘진짜 힘들었다’고 느낄 수 있게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팀 컬러는 역시 외곽슛을 주 무기로 한다. 김 감독은 “(우리가) 제일 잘하는 게 3점슛이니 플레이오프에서도 그 부분을 앞세우겠다”고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