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태어난 제게 2030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를 기원하는 오늘 음악회는 특별히 더 뜻깊은 자리예요. 바깥 날씨처럼 여러분께 항상 따뜻한 일만 가득하시길 기원하겠습니다. 바흐의 바이올린 소나타 2번을 들려드리겠습니다."
23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홍석원 광주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이 지휘하는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와 차이콥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연주를 마친 바이올리니스트 한수진은 "브라보" 함성과 함께 객석에서 터져 나온 박수에 이 같은 감사 인사와 앙코르곡으로 화답했다.
엑스포 유치를 기원하는 각계의 한마음이 음악으로 통했다. 이날 열린 '부산엑스포 유치기원 한국일보-코리아타임스 신춘음악회'는 연주자도 관객도 엑스포 유치를 응원하는 한뜻이었다. 승명호 한국일보·코리아타임스 회장과 박형준 부산시장, 전병극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 45개국 주한 대사, 엑스포 관련 주요 인사 등을 비롯하여 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은 엑스포 개최를 염원하는 이날 연주회에 귀를 기울였다.
'경제문화 올림픽'인 엑스포 유치는 국가균형발전의 기폭제이자 미래 세대에게 문명 선도국의 국제적 위상을 선사할 계기가 마련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엑스포 유치를 위해서는 국민적 열망과 진정성을 국제사회에 널리 알리는 게 중요하다. 이번 음악회는 이 같은 온 국민의 염원을 한자리에 모으는 행사의 일환인 셈이다.
음악회 프로그램도 한국의 미래지향적 가치와 브랜드를 높일 엑스포 개최의 의미를 담은 듯 역동성이 돋보이는 곡들로 구성됐다.
전반부 연주곡은 쇼스타코비치 '축전 서곡'과 차이콥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후반부 연주곡은 베토벤 교향곡 7번이었다. 축제의 서막을 알리는 '축전 서곡' 연주 후 무대에 등장한 한수진 바이올리니스트는 화려하고 애절한 차이콥스키 바이올린 협주곡을 특유의 깔끔한 기교로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연주했다. 화려한 1악장과 애수 어린 2악장을 지나 3악장에선 축제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연주 전 그는 "개최 도시 발표를 마음 졸이며 기다리지만 끝내 좋은 소식이 있으리라는 희망의 메시지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곡을 소개했다.
후반부의 베토벤 교향곡 7번은 춤과 축제를 연상시키는 에너지가 넘치는 곡이다. 홍석원 지휘자는 "긴 코로나19 팬데믹의 터널을 지나 새 도약을 위해 엑스포 유치에 온 국민이 마음을 다하고 있는 이 시점에 음악으로 힘차고 역동적인 에너지를 전달하고 싶었다"고 선곡 이유를 설명했다. 베토벤 교향곡 7번에 이은 국립심포니의 앙코르곡은 축제 분위기에 방점을 찍는 엘가의 '위풍당당 행진곡'이었다.
연주회에 앞서 주한 대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리셉션에서 승 회장은 "오늘 음악회가 부산시의 엑스포 유치 노력이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며 "코로나19 팬데믹을 극복하느라 노력한 독자들에게 따뜻한 위안이 됐으면 한다"고 영어로 인사말을 건넸다. 박 시장은 역시 영어로 "유치 활동을 하면서 엑스포 유치라는 결과도 중요하지만 유치 과정 자체가 대한민국과 세계 각국이 협력을 강화하고 구체화해 나가는 기회가 되고 있다는 사실을 절실히 깨닫고 있다"는 축사로 화답했다. 이날 승 회장은 백스테이지로 가 홍석원 지휘자와 한수진 바이올리니스트를 격려하는 것으로 봄밤의 축제 일정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