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우크라에 열화우라늄탄 지원… 푸틴 "상당한 대응 있을 것"

입력
2023.03.22 09:03
영국 "핵무기와는 무관" 입장

영국이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열화우라늄탄을 보낸다고 하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발끈하며 "상당한 대응"을 경고했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후 기자들에게 "서방은 최후의 우크라이나인이 남을 때까지 러시아와 싸우려는 것 같다"며 "서방 집단이 핵을 포함한 무기를 사용한다면 러시아는 그에 상응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탄약에 열화우라늄탄이 포함된 데 대해 날 선 반응을 보인 것이다. 다만 영국은 해당 탄약과 관련해 "핵무기와 무관하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줄곧 "서방이 러시아를 핵으로 위협하고 있다"면서 영토 방어를 위해 핵무기를 쓸 수 있다고 밝혀 왔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도 성명에서 "핵 충돌과 또 한걸음 가까워졌다. 거리가 갈수록 좁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물론 러시아도 이에 응답할 것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보다 앞서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1999년 유고슬라비아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열화우라늄탄 공습을 가했다면서 "이번 무기 제공이 당시처럼 암 발생과 환경 오염을 초래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영국이 우크라이나에 열화우라늄탄을 지원한다는 사실은 애나벨 골디 영국 국방부 부장관이 전날 의회에 제출한 서면답변을 통해 알려졌다. 골디 부장관은 서면답변에서 "우크라이나에 보내는 챌린저2 전투 전차의 탄약 일부는 열화우라늄탄"이라며 "현대 전차와 장갑차를 물리치는 데 매우 효과적"이라고 했다.

열화우라늄탄은 우라늄 농축 과정에서 발생한 열화우라늄을 탄두로 해서 만든 전차 포탄으로, 철갑탄에 비해 관통력이 훨씬 세다. 걸프전과 유고슬라비아 내전 등에서 사용됐다. 우라늄보다 방사능이 40% 적긴 하지만, 오래전부터 건강과 관련한 우려가 제기돼 있다. 전문가들은 선천성 기형과 열화우라늄탄 사용 간에 연관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영국 BBC방송은 전했다.

권영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