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금융권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채권(유가증권)의 현재 손익 규모가 불확실하다며 유동성을 모니터링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판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를 예방하자는 취지다.
21일 나이스신용평가(나이스)는 '새로운 위험: 미국 은행의 미실현 채권평가손실 문제' 보고서를 통해 SVB 파산의 배경 및 국내 시장에 미치는 함의를 분석했다.
나이스는 SVB 파산 원인으로 리파이낸싱(refinancing)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했다. 리파이낸싱은 조달한 자금을 상환한 뒤 재조달하는 것을 일컫는다. 이 과정에서 자산 손익이 드러나는데, SVB의 경우 만기까지 보유하는 채권(만기보유증권)이 많아 현 시점의 자산 가치 하락폭(미실현 평가손실)이 제대로 책정되지 않았다. 금리 인상으로 SVB의 자산 가치가 하락했다는 사실은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예금을 인출하겠다고 몰려들면서 뒤늦게 드러났다.
나이스는 "SVB와 달리 국내 일반 은행의 경우 유가증권의 평가손실을 매 결산 시점에 반영하고 있고, 만기보유증권의 평가 손익도 크지 않다"며 "우리나라에서 미실현 평가손실 문제가 대두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다만 "2금융권이 단기간 자금을 조달해 장기간 운용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만큼 유동성 위험이 증가할 가능성을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