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임대사업자가 전세보증보험에 가입하지 않고 세입자를 들이면 6월 말부터 막대한 손해를 각오해야 한다. 세입자가 계약 해지를 요청할 수 있고 이 과정에서 발생한 손해를 집주인이 모두 배상하도록 법이 개정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는 앞서 발표한 전세사기 방지 대책 후속 조치로 이런 내용의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한다고 21일 밝혔다. 지금도 임대사업자의 보증보험 가입은 의무지만, 제대로 관리가 안 되다 보니 이를 어기는 등록임대사업자가 많다. 임대업자 보증보험에 가입했다고 속여 세입자를 들이는 식이다. 뒤늦게 세입자가 이를 알아차려도 피해를 복구할 방법이 없다는 게 문제다.
하지만 올 하반기부턴 임대사업자가 전세보증보험에 가입하지 않으면 세입자에게 계약해지권이 부여된다. 이에 따라 세입자가 계약 해지를 요청하면 집주인은 곧바로 전세보증금을 내줘야 하고, 일정 기간 안에 이를 이행하지 못하면 세입자가 경매 등을 통해 전세금을 회수할 수 있게 된다. 또 갑작스레 계약을 해지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세입자 손해도 집주인이 물어줘야 한다. 이사비 등을 챙겨줘야 한다는 얘기다.
개정안은 집주인이 감정평가 방식을 이용해 빌라 가치를 부풀릴 수 없도록 주택가치를 산정할 땐 반드시 공시가격을 1순위로 이용하도록 했다. 공시가격이나 실거래가격이 없을 때만 감정평가를 활용할 수 있도록 했는데, 이 경우엔 한국감정평가사협회가 추천한 감정평가회사에서 감정을 받도록 했다. 감정평가사와의 결탁을 막기 위한 조치다. 정부의 이런 조치로 시장에선 앞으로 '공시가격×126%'가 빌라 시세로 굳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토부 관계자는 "임대사업자의 보증보험 미가입에 따른 임차인 구제방법을 구체화해 임차인 보호가 한층 강화될 걸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