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스타일스 첫 내한 공연 "우리는 또 만날 수 있을 거예요"

입력
2023.03.21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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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서울 올림픽공원서 '러브 온 투어 아시아 2023' 개최
'Adore you' 'Watermelon sugar' 'As it was' 등 명곡 향연
팬들의 스케치북 편지 읽고 생일 축하 노래 불러주며 소통

“바바 바바 그린 아이즈(Ba-ba, ba-ba green eyes), 프라이드 라이스(fried rice)..."

정규 3집 첫 트랙곡 ‘뮤직 포 어 스시 레스토랑'(Music for a sushi restaurant)의 첫 소절이 울려 퍼지자 공연장 전체가 1만5,000여 명의 함성으로 가득 찼다. 영국 출신의 팝스타 해리 스타일스(29)가 한국 팬들 앞에 등장한 순간이었다.

20일 저녁 해리 스타일스의 내한 공연인 ‘러브 온 투어 아시아 2023’(Love On Tour. Asia 2023)이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렸다. 데뷔 이후 13년 만의 첫 한국 방문이다.

스타일스는 2010년 5인조 보이그룹 원디렉션으로 데뷔했다. 2017년 그는 싱글 '사인 오브 더 타임스'(Sign of the times)를 빌보드 200 1위에 올리며 솔로로서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지난해 5월 발매한 정규 3집 '해리스 하우스'(Harry’s house)로 지난달 그래미 어워즈 최고 영예인 ‘올해의 앨범’을 받으며 전 세계가 주목하는 팝스타가 됐다.

스타일스는 틀을 깨는 아티스트다. 솔로로 데뷔할 때 원디렉션의 팝 록 스타일을 따르는 대신 소프트 록 발라드라는 새 장르에 도전해 주목을 받았다. 성별에 구애받지 않는 ‘젠더리스’ 패션도 잘 알려져 있다. 이날 공연장에는 해리 스타일스의 패션 아이템인 깃털 목도리를 두른 팬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2시간가량 펼쳐진 공연은 명곡의 향연이었다. 기타를 집어 들고 2집 수록곡인 '골든'(Golden)을 열창한 그가 곧바로 돌출 무대로 나와 2집의 또 다른 명곡 '어도어 유'(Adore you)를 부르며 손하트를 보내자 공연장의 열기는 절정에 달했다.

공연 중간중간 스타일스는 “한국, 안녕하세요” “한국 와서 행복해요” “감사합니다” “사랑해요” 등 한국어로 관객들에게 감사를 표했고 팬들의 스케치북 편지를 읽거나 한 팬을 위해서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팬들도 스타일스의 '팬서비스'에 화답했다. 그가 '마틸다'(Matilda)를 부를 때 팬들이 일제히 휴대폰 플래시를 흔들었고 공연장은 빛의 물결로 넘실거리는 장관이 연출됐다. 스타일스가 세계적 스타로 발돋움했기 때문인지 방탄소년단(BTS)의 뷔, 블랙핑크의 제니와 로제 등 K팝 스타들도 대거 공연장을 찾아 관람했다.

마지막 곡이던 '러브 오브 마이 라이프'(Love of my life)를 끝내고 무대 뒤로 사라졌던 스타일스는 팬들의 앙코르 요청에 다시 올라와 2020년 브릿 어워드 수상작인 '애즈 잇 워즈'(As it was)를 포함해 세 곡을 더 불렀다. “이곳에 있는 여러분이 제가 한국에 온 유일한 이유입니다. 오늘이 처음이지만 마지막은 아니에요, 우리는 또 만날 수 있을 거예요.”

최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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