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관련 국가산단 두 곳 경북, '원자력 메카' 날개 달았다

입력
2023.03.20 16:30
경주SMR·울진 원자력수소 선정에
경주서 '경북 원자력 르네상스' 선포
원전 설계에서 방폐물 처리까지
원전 생태계 회복 거점 '우뚝'

전주기 원자력 인프라 기반에
혁신원자력 핵심기술 허브 부상
남는 전력으로 친환경 수소도 생산
"경북이 에너지강국 선도할 것"


국내 최대 원전을 보유한 경북이 글로벌 원전강국 부활에 박차를 가하고 나섰다. 경주 소형모듈형원자로(SMR), 울진 원자력수소 2개 국가산업단지 후보지가 선정됨에 따라 원전 설계에서 운영, 방폐물처리장의 기존 인프라에다 제조인프라까지 갖춰 명실상부한 원전산업 메카 건설에 한발짝 더 다가서게 됐다.

경북도는 지난 16일 경주 화백컨벤션센터(HICO, 하이코)에서 이철우 도지사, 손병복 울진군수 및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원자력연구원, 대구대 등 원자력 유관기관과 관계자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경북 원자력 르네상스 선포식을 열었다. 정부의 원자력산업 생태계 강화라는 국정과제에 맞춰 경북도의 미래 원자력산업 구상을 밝혔다.

경북도와 경주시, 울진군은 국가산단 후보지 발표와 함께 예정지 일대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앞으로 시행사 선정과 각종 행정절차를 차질없이 준비해 조기에 국가산단으로 최종 지정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경북에는 가동(정비 중 포함) 중인 25기의 원전 중 12기가 있다. 원전을 설계하는 한국전력기술(김천 경북혁신도시), 운영사인 한국수력원자력(경주), 중저준위방폐물처리장인 한국원자력환경공단(경주) 본사 등 원전 전주기 인프라를 갖춘 국내 유일의 지자체다.

경북도는 원자력의 연구 산업 협력 3대 핵심축을 통해 경북 원자력 르네상스를 실현한다는 복안이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경북은 우리나라 원자력산업을 이끌 우수한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제 경주 SMR, 울진 원자력수소 국가산업단지라는 산업생태계 구축 기반까지 마련됐다”라며 “오늘 경북 원자력 르네상스 선포를 통해 우리나라가 에너지 안보와 에너지 강국을 이루는데 경북이 선도적인 역할을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경주 SMR국가산업단지, 2030년까지 조성

경주시 문무대왕면 일대 150만㎡ 부지에 3,966억 원을 들여 주거, 지원, 공공시설용지 등 2030년까지 SMR 혁신제조 클러스터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 폐기와 원자력산업 생태계 강화에 부응, 국내 원전산업의 메카를 기대하고 있다.

산단 조성 예정지는 동해고속도로 동경주IC와 거의 붙어 있어 접근성이 뛰어나다. 인근 감포읍 한국원자력연구원 문무대왕과학연구소 등 혁신원자력연구단지, 한국수력원자력 본사, 월성원전과 동일권역에 위치해 정주여건도 뛰어나다.

경북도와 경주시는 문무대왕과학연구소와 연계한 원자력 핵심기술 확보, 창업지원 및 인력양성 기반 구축 등 SMR 연구기반을 바탕으로 제조, 소ㆍ부ㆍ장 기업 육성과 집적화를 통해 글로벌 차세대 원자력 산업의 핵심거점으로 육성한다는 복안이다.

특히 경주SMR국가산단에 대한 국내외 기업은 그 어느 지역보다 높다.

경북도 등에 따르면 3월 현재 관련기업을 대상으로 입주의향을 사전 조사한 결과 225개 업체가 274만9,360㎡를 희망하고 있다. 조성예정 산업용지(97만2,766㎡)의 2.8배에 이른다. 이 중 입주의향서를 제출한 기업만 85개 업체 173만4,115㎡나 된다. 원자력산업으로 업종 전환을 모색하는 지역 자동차부품업체와 한수원 협력업체 등이 많았다.

경북도와 경주시는 SMR특화 연구개발 지원과 SMR 특화 전문기업 혁신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SMR국가산단을 중심으로 대학 연구기관 특성화고 등과 연계ᆞ협력을 통한 SMR연구개발 및 창업, 인력양성 시스템 구축에 공을 들인가는 계획이다. 포항공대(포스텍)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디지스트) 울산과학기술원(UNIST, 유니스트) 경북대 영남대 등 지역 대학ᆞ연구기관과 R&D전문인력 양성 기반을 구축키로 했다. 또 글로벌원자력공동캠퍼스 한국원자력마이스터고, 원전현장인력양성원 등의 건립도 추진 중이다.

경주 SMR국가산단이 조성되면 세계적으로는 SMR 보급 확산으로 탄소중립을 위한 청정에너지 보급에 기여하고, 국가적으로는 글로벌 SMR기기 전문 생산단지를 확보하게 된다. 또 지역적으로는 원자력 제품생산 및 수출을 통한 동해안 원자력 클러스터 완성과 브랜드화, 지역경제 활성화, 인구유입 등이 기대된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SMR국가산단이 경주는 물론 경북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세계 최고의 산단이 되도록 하겠다”고 피력했다.


울진 원자력수소 국가산단, 청정수소 생산 중심으로

울진 원자력수소 국가산단은 울진군 죽변면 후정리 일대 157만8,270㎡에 2036년까지 3,996억 원을 들여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울진군은 국가산단 바로 옆 한울원자력의 전력과 열을 국가산단에 공급해 산단 입주 업체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수소를 생산하는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전기분해 방식의 수소 1㎏ 생산단가는 재생에너지를 이용하면 7,500∼1만1,000원에 달한다. 원자력을 활용하면 3,500원에 불과하다. 탄소배출도 극히 적어 미국, 프랑스 등 전 세계에서 연구개발이 한창이다.

국가산단 후보지 바로 옆 한울원전에는 송전망과 전기 사용량 등의 변화에 따라 일부 남는 전력이 생길 수 있다. 울진군은 이 같은 비송전 전력을 활용하면 국가산단에 싼 전기를 공급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20일 울진군에 따르면 총 7기가 가동 중인 한울 원전과 신한울 원전에서 발생하는 비송전 전력은 약 0.94GW로 원전 1기 생산량과 맞먹는다. 신한울 2호기 가동과 올 하반기 착공 예정인 신한울 3·4호기 완공과 함께 송전선을 증설하더라도 여전히 0.28GW 이상의 비송전 전력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손병복 울진군수는 “효성, GS건설, 롯데케미칼, SK에코플랜트, 삼성ENG, 현대ENG 등 국내 수소 관련 대기업과 MOU를 체결했고,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해 경북대, 영남대와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며 “2030년까지 연간 20만톤의 청정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춰 명실상부 국가 수소산업을 선도하는 산단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안동= 정광진 기자
경주= 김성웅 기자
울진= 김정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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