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늘었는데, 교육부 자체평가 학교폭력 대처는 '우수'

입력
2023.03.20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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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학폭 피해응답률 1.7%, 2019년보다 높아
학폭대처, 교육부 자체평가에선 7등급 중 2등급

코로나19 이후 학교폭력 심의건수가 증가하고 학교폭력 피해를 입었다고 응답한 학생들의 비율이 늘었는데, 교육부는 학교폭력 대처에 대한 자체평가에서 '우수' 등급을 부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교육부의 2022년 정부업무평가 자체평가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교육부는 '학교폭력 없는 안전한 학교 환경 조성' 과제를 '우수'에 해당하는 2등급으로 평가했다. 정부업무평가 자체평가는 정부 기관들이 스스로 세운 평가 계획에 따라, 민간전문가(30명 중 29명) 중심으로 꾸려진 기관별 자체평가위원회가 실시한다. 평가 등급은 1등급(매우 우수)부터 7등급(부진)까지다. 평가 결과는 직원에 대한 성과급 지급, 인사에도 반영된다. 교육부의 67개 정책 과제 중 1등급을 받은 과제는 5개, 2등급을 받은 과제는 6개였다. 4등급(보통)을 받은 과제가 27개로 가장 많았다.

평가지표는 '계획수립의 적절성', '집행과정의 충실성', '성과지표 달성도', '정책효과'의 4가지로 구성됐는데, 학교폭력 관련 대처는 '집행과정의 충실성'에서만 '보통' 평가를 받았고 다른 영역에서는 '우수'로 평가됐다. 정책효과가 '우수'로 평가된 이유에 대해서 평가위원회는 "피해학생 보호·지원체계 강화 및 가해학생 교육·선도 지원은 학교폭력 예방 및 대처의 실효성 확보에 기여했다", "학폭 심의결과에 불복하여 행정심판을 청구하는 비율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등 학생, 학부모의 학교에 대한 신뢰성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주요 성과로는 '학교폭력 예방교육 고도화로 학교폭력 예방 문화의 정착', '학교폭력 사안처리 공정성, 전문성 확보', '피해학생 보호체계 강화 및 가해학생 선도 지원으로 학교폭력 예방 및 대처의 실효성 확보' 등이 제시됐다.

그러나 이 같은 평가는 코로나19 이후 대면 수업으로 전환되며 학교 폭력이 늘어나는 최근 흐름과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9월 발표된 2022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에서 '학교폭력을 당했다'고 응답한 학생의 비율은 1.7%로 2020년(0.9%), 2021년(1.1%)보다 높았다.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의 심의건수도 2022년 1학기에만 9,796건으로 2020년 전체 심의건수인 8,357건보다 많았다. 정의당 정책위원회는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 피해학생 비율과 학폭심의건수 모두 2021년보다 증가한 상황에서 학폭 대처에 '우수' 등급을 부여한 것이 적절한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홍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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