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의하라" 1·6 의회 폭동 연상 트럼프 메시지에 미국 정가 술렁

입력
2023.03.20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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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성추문 수사 검찰 규탄 글 SNS 게시
트럼프 지지자·공화당 호응...정치권 공방 예고


“항의하라. 우리의 나라를 되찾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이 문장 때문에 미국 정치권이 발칵 뒤집혔다. 그는 자신의 성추문 수사를 주도하는 검찰을 규탄하며 이런 글을 올렸다. 2021년 1ㆍ6 워싱턴 국회의사당 폭동 사태 당시 지지자 선동과 유사한 흐름이어서 파장은 이어질 전망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만든 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선두를 달리는 공화당의 유력한 대선후보이자 전직 미국 대통령이 다음 주 화요일(21일) 체포될 것”이라며 “항의하고 우리나라를 되찾자”고 주장했다. 그는 또 뉴욕맨해튼지방검찰청을 거론하며 “부패하고 매우 정치적”이라고 비난했다.

맨해튼지검이 수사 중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추문 사건은 그와 성관계를 가졌다고 2016년 대선 직전 주장한 전직 배우 스테파니 클리포드 관련 건이다.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 개인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이 클리포드에게 13만 달러의 합의금을 건넸고 “트럼프의 명령에 따라 합의금을 지급했다”고 검찰에 진술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궁지에 몰렸다.

맨해튼지검은 트럼프 전 대통령 기소를 앞두고 있고 다음 주 초 트럼프 전 대통령의 법원 출석 가능성이 제기됐다. 검찰과 뉴욕경찰, 뉴욕주 형사법원 관계자 등이 참여하는 예비 보안기획회의가 열렸고 보안과 이동 문제를 논의할 추가 회의가 다음 주 개최될 예정이었다고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결국 트럼프 전 대통령의 메시지는 검찰의 기소를 막기 위한 지지층 결집 의도로 보인다. 그는 첫 게시글에 이어 “항의하라, 항의하라, 항의하라”는 글을 다시 올리기도 했다. 미 CNN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체포 가능성 항의 요청은 2021년 1월 6일 발생한 의사당 공격을 지지자들에게 촉구했던 것을 연상시킨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날 SNS 글 게시 후 트럼프 지지자이자 임신중지(낙태) 반대 운동가인 프랭크 파본은 “그래. 우리는 항의할 것이고, 압도적으로 울려 퍼질 것”이라고 화답했다. 친트럼프 인사인 공화당 소속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도 트위터에서 “극단주의 검사가 폭력적인 범죄자들은 놔두고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한 정치보복에 나서면서 터무니없이 권한을 남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매카시 의장은 또 정치적 동기가 있는 기소와 관련해 위원회 조사를 지시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미 의회 내 정치 공방을 예고한 것이다. WP는 “트럼프는 또한 공화당이 (검찰) 수사에 대해 공개적으로 자신을 변호하기를 원한다”고 전했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전혼잎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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