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현대차·기아, FIFA와 2026 북중미 월드컵까지 함께 달린다

입력: 2023.03.23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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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대회 이후 새로운 계약 유력

현대차·기아가 국제축구연맹(FIFA)과 동행을 2026년 북중미 월드컵까지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이 마지막이었던 후원 계약을 새로 맺기로 결정하고 마케팅 준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다. 카타르 무대에서 FIFA 월드컵 역사상 처음으로 친환경 차량을 지원했던 현대차·기아가 FIFA와 새 계약을 맺으면 2026년 월드컵 공동 개최국이자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꼽히는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 무대에 친환경차를 비롯한 새로운 모빌리티를 대대적으로 홍보할 기회를 잡을 수 있다.

23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기업 중 유일한 FIFA 후원사였던 현대차·기아는 최근 FIFA와 후원 계약을 다시 맺기로 방향을 잡고, 7월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열리는 2023 여자월드컵 마케팅 준비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카타르 대회 이후에도 이들 회사의 재계약 소식이 전해지지 않자 국내외 축구계에서 FIFA의 결별을 예상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왔지만, 현대차·기아는 물론 FIFA도 당분간 협력 관계를 유지하는 데 뜻을 모은 것으로 풀이된다.

새 계약이 마무리되면 현대차그룹은 사실상 28년 동안 FIFA와 동행할 수 있게 된다. 남자월드컵 기준으로는 2002 한국·일본 대회부터, 여자월드컵은 1999년 미국 대회부터 7개 대회를 연속 후원하는 기업이 된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아직 계약서에 사인을 하지는 않은 상태"라며 "새로운 후원과 관련된 대화를 마무리 중"이라고 했다.

'최대 시장' 북중미 개최…게다가 48개국 출전 매력

현대차·기아와 FIFA는 2026년까지 동행하며 '윈-윈'을 노리기로 한 배경으로는 여전히 서로에 협력이 필요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기아는 ①급변하는 모빌리티 시장 환경에서 FIFA 대회를 통해 친환경 차량 및 신사업 홍보에 더 공격적으로 나설 수 있고 ②2026년 월드컵을 여는 북미 시장 마케팅 접점 확대도 꾀할 수 있다. ③또 2026년 대회 때는 월드컵 역사상 최초로 본선에 48개국이 참여한다는 점도 매력으로 꼽힌다. 그동안 축구 열기는 높지만 본선과 인연이 거의 없었던 중국을 비롯해, 베트남과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국가들의 본선 참여 가능성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FIFA도 당장 3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에서 24년 동안 쌓아온 현대차·기아의 마케팅 노하우가 필요하다. 여자월드컵은 FIFA 주최 대회 중 남자월드컵 다음으로 큰 행사인데, 빠른 시일 내 완성도 높은 준비를 할 수 있는 기업을 새로 찾는 건 부담이다. 스포츠비즈니스 등 외신에 따르면 FIFA도 그동안 현대차·기아를 대신할 다른 업체들과 교감을 나누며 계약 갱신을 고심했던 것으로 전해졌지만, 일단 현대차·기아와 동행을 이어간 뒤 계약 만료 시점인 2026년까지 새로운 회사의 '베팅'을 기다려보겠다는 계산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짧고 굵게 갑시다"…단기계약으로 진행할 듯

재계와 축구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번 계약은 2026 북미월드컵까지만 효력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현대차는 1999년 첫 후원 계약을 맺은 뒤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이 열린 2010년까지 약 12년 동안 2억4,000만 달러(당시 환율 기준 2,600억 원)의 조건으로 계약을 이어왔다. 남자월드컵 기준 3개 대회를 묶어 갱신한 셈인데, 이번에는 한 개 대회만 연장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새로운 계약 금액은 비밀에 부쳐지지만 한 해 수백억 원의 비용이 예상된다. 지난 대회까지 현대차·기아가 진행해 온 FIFA 공식 파트너(Official Partner)는 공식 스폰서(Official Sponsor), 공식 지역 서포터(Official Regional Supporter) 등 FIFA 후원사 중 가장 높은 등급으로, 가장 최근 공식 파트너로 장기 계약한 중국 부동산 기업 완다그룹은 2016～2030년 15년 동안 8억5,000만 달러(약 1조500억 원) 규모의 후원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마케팅 활동이 필요한 비용은 기업에서 따로 부담한다.

북미 월드컵 현장에서 UAM 움직일까

전문가들은 현대차와 기아가 지난해 각각 영업이익 10조 원, 7조 원이라는 최대 실적을 기록한 점도 FIFA와 후원 계약을 이어가는 데 한몫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제일기획과 이노션 등에서 국제 스포츠대회 마케팅 업무를 두루 맡은 박재항 한림대 겸임교수는 "현대차·기아로서는 24년의 후원 기간 동안 눈에 띄는 성장과 글로벌 인지도 상승을 거뒀다"며 "반면 FIFA는 부패 스캔들 등으로 이미지가 훼손되는 등 크고 작은 변화 속에 후원 지속 여부를 고심해 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카타르 대회를 통해 첫 친환경차 후원 기업으로 이름을 올린 현대차·기아가 다음 대회에서는 도심항공모빌리티(UAM)나 목적기반차량(PBV) 등 진화된 모빌리티를 선보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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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쪽' 사도광산 추도식

유승민 "日 사도광산 뒤통수…尹, 사죄하고 책임자 문책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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