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서 만난 한일 재계 "자원 무기화에 함께 대응하자"

입력
2023.03.17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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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게이단렌 '한일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개최
전경련 탈퇴 4대 그룹 총수, 7년 만에 참석
김병준 회장 대행 "양국 간 합의 및 셔틀외교 복원 환영"


한일 재계가 상호 투자 확대와 자원 무기화에 공동 대응하기로 뜻을 모았다. 또 양국 정부에 미국 주도 반도체 동맹과 관련해 한일 경제안보동맹 강화를 한목소리로 요청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와 게이단렌(일본경제단체연합회)은 17일 도쿄 게이단렌회관에서 '한일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BRT)'을 개최했다. 한일 경제협력 활성화를 주제로 열린 이날 행사에는 한국 측에선 김병준 전경련 회장직무 대행을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구광모 LG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등 대표 경제인 12명이 참석했다. 4대 그룹 총수들이 전경련 행사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박근혜 정부 국정 농단 사태를 계기로 전경련을 탈퇴한 2016년 이후 7년 만이다.

일본 측에서는 도쿠라 마사카즈 게이단렌 회장, 히가시하라 도시아키 히타치제작소 회장, 사사키 미키오 미쓰비시상사 특별고문 등 11명이 참석했다.

이날 양국 경영계는 다양한 분야에서 경제교류를 확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①글로벌 공급망 구축 과정에서 협력하기로 했으며 ②자원 무기화에 대한 공동 대응 ③ 상호 투자 확대 ④한일 간 인적교류 정상화 ⑤제3국 공동 진출 확대 ⑥신산업 분야 협력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양국 외교 정상화에 따른 경제 협력 활성화를 위해 정부에 ①칩4의 핵심 국가인 한국과 일본의 경제안보동맹 강화 ②미래 세대 교류 확대 및 양국 공동 스타트업 생태계 구축 지원 ③글로벌 룰 세팅에서 한일 협력 강화 ④제3국 시장에서 협력 지원 등을 요청했다.

김병준 전경련 회장 직무대행은 "12년 만에 양국 정상 셔틀외교가 복원된 것을 환영한다"며 "양국이 수출규제 등 한일 교역의 걸림돌을 제거하기로 합의한 것에 대해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일관계 정상화를 계기로 게이단렌과 공동으로 한일 미래 파트너십 기금을 조성하고 미래지향적 한일관계 구축을 위해 양국 현안 공동연구와 청년세대 교류 등 함께 노력할 예정이다"고 강조했다.

일본 측에서도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를 구축하자고 화답했다. 도쿠라 게이단렌 회장은 "산업면에서 한일 양국이 함께 해야 할 과제가 많으며 지금이야말로 미래지향적 시점으로 쌍방이 지혜를 나누면서 연계·협력을 강화해 나가는 것이 불가결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했다. 한국 대통령이 한일 재계 행사에 나온 것은 2009년 6월 이명박 전 대통령 이후 14년 만이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행사에 나오지 않았다.



박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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