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尹정부, 일본 하수인 되는 길 선택… 친일 넘어 숭일" 맹공

입력
2023.03.17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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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사 가장 부끄럽고 참담한 순간" 혹평
대선 공약 '주 4.5일 근로제' 꺼내 들기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전날 열린 한일 정상회담과 관련해 "윤석열 정권이 결국 일본의 하수인이 되는 길을 선택했다"고 맹비난했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 한일 정상회담은 우리 외교사에서 가장 부끄럽고 참담한 순간이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강제동원 문제에 대해 일본의 사죄나 반성은 전무했고, 우리 정부가 공언했던 일본의 대응 조치는 언급조차 없었다"며 "일본에 조공을 바치고 화해를 간청하는 그야말로 항복식 같은 참담한 모습이었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오므라이스 한 그릇에 국가의 자존심과 피해자의 인권, 역사의 정리 전부를 다 맞바꾼 것이란 우리 국민의 한탄 소리가 틀려 보이지 않다"며 "영업사원이 결국 나라를 판 것 아니냐는 지적조차도 전혀 틀린 지적 같지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구상권 청구가 없을 것'이라고 약속한 대목에 대해선 "대통령 임기는 5년이고, 5년 이후에 국가 정책 최고결정권자는 다른 사람이 된다"고 직격했다.

이 대표는 "이쯤 되면 이 정권이 친일논쟁을 넘어서 '숭일(崇日)논쟁'이 벌어질 지경"이라며 "피해자를 제물로 삼아 대한민국을 일본의 하수인으로 전락시키는 이 망국적 야합에 민주당이 결연하게 맞서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오는 18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대일굴욕외교 규탄 범국민대회'에 지도부와 함께 참석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최근 정부가 여론 반발에 밀려 철회했던 주 69시간 제도에 대해서도 맹공한 뒤 지난 대선 당시 공약했던 '주 4.5일 근로제'를 다시 꺼내 들었다. 이 대표는 "마치 5일장에서 물건값 흥정하듯이 국가정책을 가지고 이런 식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국민은 국가정책에 놀아나는 장난거리가 아니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서 "일하다 죽는다는 게 말이 되나. 노예들도 죽을 만큼 일 시키진 않는다"며 "주 5일 근로제를 넘어서서 주 4.5일 근로제로 넘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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